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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TF이슈] 루이비통이라면 100만원짜리 '가짜'도 산다…커지는 '짝퉁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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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이 국내 짝퉁 1위 브랜드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국내 한 백화점 '루이비통' 매장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 /이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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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루이비통 짝퉁 판매 2193억 원…기동민 의원 "밀수입 통관절차 강화해야"

[더팩트|한예주 기자] 거리에 나가면 3초에 한 번꼴로 볼 수 있어 흔히 '3초백'이라고 불리는 '루이비통'이 '짝퉁'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적발된 루이비통 짝퉁만 해도 2000억 원 수준이다.

루이비통을 필두로 짝퉁 시장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명품업계에서는 값비싼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과시성 소비 트렌드와 다양한 짝퉁 접근법 등이 시장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8일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 7월까지 관세청에 적발된 짝풍 명품 규모는 모두 1조8098억 원으로 집계됐다.

브랜드별로 보면 루이비통 물품이 전체의 12.1%인 2193억 원어치로 적발돼 가장 많았다. 롤렉스(1920억 원)가 뒤를 이었고 샤넬(1055억 원), 까르티에(568억 원), 구찌(501억 원) 등의 순이었다.

적발된 가짜 명품 중 89%(16103억 원)가 중국에서 국내로 밀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재권 위반 사례를 유형별로 보면 상표사범(781건, 1조7429억 원)이 1위를 차지했다. 저작권사범(90건, 431억 원), 기타사범(18건, 226억 원), 특허권사범(4건, 13억 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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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업계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의 과시욕 등이 짝퉁 시장의 성장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루이비통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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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짝퉁 밀수 금액은 명품의 '인기척도'로 통한다. 즉, 상표 적발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짝퉁 시장에서 인기가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루이비통은 에르메스, 샤넬과 함께 '3대 명품'으로 불리며 국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명품백이 주로 팔리는 주요 백화점마다 매출 순위 선두를 달렸으며, 한때는 매출 2위를 기록하는 명품 브랜드보다 2배 이상 많은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루이비통 지수'라는 체감경기를 표현하는 말도 통용된 적 있다. 전량 수입품인 루이비통의 가격은 환율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값이 올라 못 사고 원화가치가 올라가면 값이 내려 사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데서 유래한 속어다.

이처럼 루이비통은 선망의 대상임과 동시에 국내에선 '3초백', '지영이백' 등 별명에서 알 수 있듯 대중적인 이미지도 함께 갖고 있는 유일한 명품 브랜드인 셈이다. 명품브랜드로서 가치와 대중성을 동시에 누리는 브랜드는 희박하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명품 브랜드 매장 직원도 육안으로 구분하기 힘들 만큼 정교한 S급 짝퉁의 경우 비싼 값에도 물건이 없어 못 팔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격이 100만 원에 육박하는 S급에 선뜻 지갑을 여는 소비자도 적잖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짝퉁이 많이 생산될수록 인지도가 높고 인기가 많은 제품으로 인식되는 성향이 있다"면서 "짝퉁 시장과는 별개로 명품 소비층이 견고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짝퉁 시장이 커진다고 해서 브랜드가 손해 볼 이유는 없다. 실제 루이비통은 대중적이면서도 강남 부유층이 동시에 좋아하는 유일한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명품업계에서는 루이비통을 필두로 한 짝퉁 시장의 성장이 핵심 소비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의 과시욕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집, 차는 못 사더라도 명품은 사는 것이 밀레니얼 세대 소비의 특징인데 진짜 명품을 갖지 못하는 어려운 밀레니얼 세대가 짝퉁 시장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SNS에서 다양한 짝퉁 시장 접근법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 SNS에 '짝퉁 미러급', '짝퉁 레플리카'만 검색하면 수십 곳의 짝퉁 판매 업체 사이트가 노출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해가 갈수록 짝퉁의 정교함이 발전하고 있다"며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고가의 짝퉁 역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기동민 의원은 "가짜 명품 밀수는 국가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수년째 특정 브랜드와 적출 국가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세청은 밀수입 통관절차와 검색 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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