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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50대 엄마 돌연사, 20대 딸은 아사…정신질환 모녀는 끝까지 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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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지 열흘~보름 정도로 추정

보호능력 없는 모친이 딸 기관서 데려가

조선일보

일러스트= 안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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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의 한 원룸에서 숨진지 오래된 모녀의 시신이 발견됐다. 모녀는 오랜기간 정신질환을 앓으면서, 주변과 교류 없이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11시30분쯤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원룸에서 딸(22)과 엄마(52)가 숨진 채 발견됐다. ‘세입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집 주인의 신고로 이들의 죽음이 확인됐다.

경찰은 부패 정도로 봤을 때 모녀가 발견되기 열흘에서 보름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외부인의 침입 흔적 등 타살 혐의점이 없고, 유서 등도 발견되지 않아 자살 가능성도 적다고 보고 있다. 다만 여러 정황을 고려했을 때 엄마의 돌연사 후 딸이 아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는 상태다. 경찰은 두 사람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맡겼다.

모녀는 외부와 단절된 채 생활한 것으로 보인다. 숨진 엄마가 일용직 노동으로 번 수입으로 두 사람은 생활해왔다.

딸은 경계성 지능장애를 앓으면서, 엄마의 방임으로 아동학대 판정을 받아 지난 2011년부터 2018년 4월까지 사회복지시설에서 커왔다. 그러다 엄마가 시설에서 퇴소를 요구해 성인이 된 딸을 다시 데려갔다. 하지만 엄마 또한 지난 2011년부터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등 정신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딸을 보호해왔던 시설에서는 “딸을 조금 더 기관에서 보호할 것을 권유했지만 친권이 있는 친모의 요구를 막을 수 없었다”고 이번 비극을 안타까워했다.

창원의 한 복지기관 관계자는 “이런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시설에서 퇴소할 때 공심 심의나, 사례관리가 의무화돼야한다”며 “또 이를 기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지자체가 함께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화돼야한다”고 말했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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