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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코로나 사망자 100만명…마스크 외면 미국서만 20만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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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등 정치 지도자…마스크 효능 불신 심어

경제재재 서두르다 2차 팬데믹 촉발

정치적 개입 등 소극적 검사도 감염 확산에 영향

올 겨울 독감·대선 등 겹쳐 김얌 가속화 우려

이데일리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16일(현지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코로나19와 관련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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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 5명 중 1명은 미국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코로나19 위기 대응 능력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28일(현지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00시 35분 기준으로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329만 7503명, 누적 사망자는 100만 2137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사망자 기준으로 미국이 약 20% 가량인 20만 9453명으로 가장 많았고, 브라질(14만 1776명), 인도(9만 5574명), 멕시코(7만 6243명), 영국(4만 1988명), 이탈리아(3만 5835명) 등의 순이다.

특히 미국 사망자는 한국전쟁 이후 미군이 참전한 주요 5대 전쟁에서 발생한 전사자를 다 합친 것보다 많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참전 중 사망한 미국인은 베트남전이 4만 7434명, 한국전쟁 3만 3739명, 이라크전 3만 519명, 아프가니스탄전 1909명, 걸프전 148명이다.

앞서 CNN방송은 18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109번 발생한 것과 같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또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코로나19가 심장병 다음으로 많은 사망자 낸 질병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최다 사망자가 발생한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반적인 코로나19 위기 대응이 안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의식해 국민들의 건강보다는 정치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도 보건당국 및 학계 전문가들의 무수한 경고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에선 “곧 해결할 것”, “곧 백신을 공급할 것”이라며 과도한 낙관론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의 사망자 수가 많은 이유는 근본적으로 감염자가 많은 탓인데, 미국인들이 마스크 착용에 소극적인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미 언론 등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 등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마크스가 큰 효과가 없다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아시아의 사망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가 마스크 착용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트럼프 그동안 대통령은 대중 앞에 나설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으며, 마스크를 착용하면 “민주당원”, “진보주의자”라고 몰아세우곤 했다. 이는 보건당국 전문가들의 의견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지난 16일 의회 청문회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보다 전염병 예방에 (효과가) 좋다”고 주장했다. 그는 “백신은 면역 반응을 얻지 못하면 보호받을 수 없지만 마스크는 보호해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마스크는 백신만큼 중요하지 않다. 마스크 착용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지난 5월 서둘러 경제재개를 강행한 것도 2차 팬데믹(대유행)을 부추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경기 악화로 자신의 지지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가 늘어나는 와중에도 경제재개를 강행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당시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북미 인디언 원주민들과의 행사에서 “일부 사람들이 병(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고? 그렇다. 일부가 더 심하게 앓을 수 있다고? 그렇다”며 “하지만 우리는 국가를 다시 열어야 하고 그것을 이른 시일 안에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미국인들이 아프거나 죽어도 경제활동을 반드시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미 정부가 코로나19 검사에 개입해 검사 횟수를 줄이라고 압박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유세 현장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달만에 급증하자 “검사를 많이 해서 감염자가 늘어난 것”이라며 “검사 속도를 늦추라고 (보건)당국에 지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검사가 제때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무증상 감염세가 확산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일부 젊은이들은 감염자에게 상금을 주는 코로나 파티를 여는 등 코로나19 위험을 경시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실제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이외에도 미 전역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항의 집회 역시 일부 감염 확산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대선 유세가 이어지고, 이에 따른 반대·항의 시위가 지속될 경우 확진자 및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는 코로나19 재유행이 감지되고 있는데다, 겨울을 맞아 확산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연말 독감 등과 겹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배 이상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전까지 독감이 함께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사망자 수가 지금보다 두 배 많은 200만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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