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이씨 소유 USB 3개 수사기관 제출
무궁화 10호 선장 “확인해보니 텅 비어 있어”
고장난 CCTV와 구명조끼 착용 여부도 핵심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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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 소유 USB 비어 있다”
28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전남 목포시 서해어업관리단을 찾아 무궁화 10호와 같은 급의 선박인 무궁화 29호를 살펴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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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에 따르면, 해수부는 지난 21일 실종된 이씨 소유 USB 3개를 해경에 제출했다. USB 3개는 이씨와 함께 근무한 무궁화 10호 선원들이 이씨의 개인 물품이라고 알려줬다고 한다. 서해어업관리단 한 직원은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언제 USB를 제출했는지 밝힐 수는 없지만, 수사기관에서 가져간 만큼 사용 내역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확보된 USB 3개는 모두 텅 빈 상태라고 한다. 이날 전남 목포 어업지도선 전용부두를 찾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씨가 컴퓨터로 행정 작업을 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장 배석한 무궁화 10호 선장 A씨가 “이씨가 소지한 USB 3개를 확인해보니 모두 아무것도 없었고 국과수에 그대로 제출했다”고 답하자 “(아무것도) 없었어?”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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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USB 사용 경위에 수사력 집중
28일 서해어업관리단을 찾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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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10호에서 개인 USB 3개가 발견됐지만 사용 경위와 소지 목적 등은 아직 불투명하다. 무궁화 10호는 일반 USB 사용이 불가능한 환경이라고 한다. 서해어업관리단 직원은 “어업지도선은 개인 USB는 사용할 수 없는 구조로 ‘공무원 전용 보안 USB’만 인식된다”며 “일반적인 USB를 사용하려면 공무 관련 사항의 유출 예방 때문에 보안성을 강화해 전산망에 등록·승인된 것만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씨가 무궁화 10호에 탑승했을 때 개인용 컴퓨터나 노트북은 휴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가 USB를 과거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등은 수사기관의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통해 밝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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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CCTV도 디지털 포렌식 중
28일 오후 전남 목포시 서해어업관리단에 정박 중인 무궁화 10호 후미에서 확인된 고장난 CCTV. 프리랜서 장정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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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은 무궁화 10호에 설치된 고장난 CCTV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도 하고 있다. 사건 단서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선내 CCTV는 월북 미스터리를 풀 핵심단서지만, 지난 18일 고장나 작동이 안 됐다.
CCTV가 고장난 사실은 무궁화 10호 ‘항해일지’에 기록돼 있다. 항해일지는 선박의 주요 기계가 고장 나면 기록하게 돼 있다. 이씨는 지난 16일부터 무궁화 10호에서 근무했고 항해일지를 관리하는 일등 항해사였다.
서해어업관리단 관계자는 “이씨가 CCTV 고장을 직접 항해일지에 기록했는지는 확인 불가”라면서도 “이씨가 항해일지를 관리하는 일등항해사였던 것은 맞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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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에 남아있는 이씨 몫 구명조끼
이씨가 실종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는지 여부도 아직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은 대목이다. 해경은 이씨가 실종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는지 현재로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만약 이씨가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실종됐다면 월북이 아닌 실족사고일 가능성이 커진다.
무궁화 10호에는 물품대장에 오른 구명조끼 29개가 그대로 있다. 이씨 몫으로 배정된 구명조끼는 이씨의 선박 내 침실에 남아 있다. 다만 물품대장에 등록되지 않은 비상용 구명조끼 50여개는 정확한 수량이 적혀있지 않아 이씨가 이 조끼를 착용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목포=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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