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신세계 승계 본격화…정용진·정유경 최대주주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52)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48)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코로나19로 기업의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28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77)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중 8.22%를 각각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에게 증여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증여를 통해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은 10.33%에서 18.55%로, 정 총괄사장의 신세계 지분은 10.34%에서 18.56%로 높아지게 된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가 됐다. 2대 주주는 국민연금으로 이마트 13.15%, 신세계 13.05%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의 보유 지분은 이마트 18.22%, 신세계 18.22%에서 각각 10.00%로 낮아지게 됐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이마트 증여 주식은 3244억원, 신세계 증여 주식은 1688억원 규모로, 모두 4932억원이다. 증여세 납부액도 25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법상 증여액이 30억원이 넘어갈 경우 50%를 증여세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2006년 지분 증여 때에도 정 부회장 등은 7000억원 상당의 지분을 증여받으면서 세금으로 3500억원을 납부했는데 당시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번 증여는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신세계그룹의 설명이다.

신세계그룹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희 회장이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해 각 회사의 책임경영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판단하고,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증여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른 재벌 기업들과 달리 신세계그룹은 복잡한 순환출자 없이 지분구조가 단순한 편이다. 이마트는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신세계아이앤씨,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신세계조선호텔, 신세계L&B, 이마트에브리데이, 신세계프라퍼티, 이마트24, 신세계TV쇼핑, SSG닷컴 등을 지배하고 있다.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을 통해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사이먼, 신세계DF, 신세계센트럴시티, 까사미아 등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물려받아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사실상 경영승계가 마무리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은 이 회장이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경영권 승계작업이 완료되기 위해서는 아직 후속절차가 많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세계그룹은 2011년 이마트와 신세계로 계열 분할을 했다. 이어 2016년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자 보유한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맞교환하면서 사실상 남매 책임경영을 선언했다. 지분 맞교환으로 정 부회장은 이마트,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의 이번 증여를 놓고 이 회장이 정용진·정유경 남매에 대한 경영 능력 검증을 마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한 이 회장이 올해 77세인 점과 기업 승계를 두고 자녀들 간 지분·경영권 다툼이 벌어진 다른 그룹의 사례들을 참고해봤을 때 신세계그룹 후계 작업은 더욱 가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르면 다음달로 예상되는 신세계그룹 정기 인사에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의 의지가 어떤 식으로 반영될지도 관심사다. 이 회장이 책임경영을 강조한 만큼 이마트와 신세계에서 각각 최대주주로 오른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자신들의 색채를 본격화할 수 있는 인물을 전진배치할지도 주목된다.

[김기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