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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3000달러 간다더니... 두달 새 10% 급락 국제금값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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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달러 웃돌다 최근 1800달러선
강달러, 실질금리 상승이 약세 부추겨
"중장기 상승 가능성 여전" 전망

한국일보

서울 시내 한 귀금속 매장에 금 관련 상품이 진열돼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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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스 2,000달러까지 넘으며 사상 최고치로 무섭게 치솟던 금값이 어느새 1,800달러선으로 밀려났다. "상승 대세를 탔다" "내년엔 3,000달러도 넘을 것"이라던 호언장담도 최근 가파른 하락세에 무색하게 된 상황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미국 달러화 강세가 최근 금값 하락의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히는데, 업계에선 금값이 조만간 재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고가 경신 두 달만에 10% 급락


2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트로이온스당 0.26% 내린 1,861.5달러에 거래됐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 25일 1,861.59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 지난달 6일 역사상 최고치인 2,063.54달러까지 치솟은 이후, 불과 두 달새 10% 가까이 급락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금값 급등을 부른 건 코로나19 사태였다. 위기를 맞아 고개를 든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가져온 달러화 가치 급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까지 금값은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미국 월가에선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금값 상승 랠리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4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금값이 내년 3,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까지 내놓으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한국일보

최근 두 달 간 국제 금값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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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가 부른 하락


최근 금값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달러화 강세다. 금은 달러화로 거래되는 탓에 달러가치 강세는 금의 상대적 가치를 낮춘다. 실제 달러인덱스는 지난 25일 94.68로 지난달 31일(92.13) 이후 2.8% 가까이 상승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재차 커진 탓에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화 수요를 늘렸다는 분석이다.

한동안 경기 낙관론을 틈타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의 영향으로 달러화가치가 하락세를 탔지만, 위기감이 고조되자 달러화가 다시 안전자산 취급을 받으며 몸값을 높이는 것이다.

실질금리 상승도 금값을 끌어내린 요인이다. 미국의 신규 부양책 합의가 좀처럼 이뤄지지 못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한 결과다. 물가가 올라 실질금리가 내리면 이자 없는 자산인 금의 투자매력은 커지지만, 지금은 정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단기 조정 가능성 커" 전망 우세


전문가들은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큰데다, 금값이 급격하게 오른 만큼 단기적인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로 하는 등 달러화가 중장기적으로 약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만큼, 최근 금값 하락은 일시적 조정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질금리 상승 제한과 달러 약세 압력이 금값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며 "향후 경기 회복을 위해 각국이 재정지출을 더욱 늘려나가는 과정에서 부채부담 완화를 위해 금리 상승이 억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1월 미 대선을 앞둔 정치 공방이 안전자산으로서의 금 수요를 견인해 남은 하반기에도 금 투자환경은 우호적일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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