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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왜 류현진이 2차전, 김광현이 1차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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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노컷뉴스

메이저리그 토론토 좌완 에이스 류현진.(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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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이다. 올해 메이저리그(MLB) 가을야구에서 한국인 좌완 듀오가 나란히 추석에 등판한다. MLB 포스트시즌에서 한국인 선수가 선발로 동반 등판하는 것은 처음이다.

류현진(33·토론토)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오는 10월 1일(이하 한국 시간) MLB 와일드카드(WC) 시리즈에 선발 등판한다. 최지만(29·탬파베이)까지 출전한다면 한국인 빅리거 3명이 같은 날 경기를 펼치게 된다.

일단 류현진은 이날 오전 5시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리는 탬파베이와 아메리칸리그(AL) WC 시리즈 2차전에 나선다. 김광현은 오전 6시 캘리포니아주 펫코 파크에서 치르는 샌디에이고와 내셔널리그(NL) WC 시리즈 1차전에 출격한다.

당초 둘의 포스트시즌 등판은 같은 날이 아닐 것으로 전망됐다. 류현진은 팀의 에이스로 3전 2승제의 단기인 WC 시리즈 1차전 선발 등판이, 팀 3선발인 김광현은 3차전 혹은 2차전 선발로 예상됐다.

하지만 운명처럼 둘은 가을야구에서도 같은 날 선발 등판하게 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2명은 지난 25일에도 선발 등판해 나란히 승리를 따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동반 선발승은 2005년 8월 25일 박찬호(당시 샌디에이고)와 서재응(당시 뉴욕 메츠) 이후 15년 만이었다.

팀 상황과 개인 컨디션에 따른 등판 일정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25일 등판의 피로가 조금 남아 있고, 세인트루이스는 다른 선발 투수의 상대적 부진이 김광현을 선택하게 만들었다.

류현진은 25일 뉴욕 양키스와 홈 경기에서 7이닝 4탈삼진 5피안타 2볼넷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올 시즌 최장 이닝이자 투구 수도 가장 많은 100개였다.

더군다나 토론토의 가을야구 여부가 달린 경기였다. 여기에 앞서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ERA) 8.80에 이를 만큼 류현진에게 천적이었던 양키스를 상대로 한 투구라 엄청난 집중력이 요구됐다. 같은 100구라도 피로감이 다른 경기보다 컸던 것이다.

이에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은 26일 "류현진이 약간의 통증을 느낀다"고 전했다. 양키스전의 후유증이 남은 것이다.

때문에 토론토는 류현진에게 오는 30일 WC 시리즈 1차전 대신 2차전 선발을 맡겼다. 하루 더 휴식을 주려는 배려다. 류현진은 올해 5일 휴식 뒤 등판에서 3승 2패 ERA 2.29로 좋았다. 시즌 ERA 2.69를 밑돌았다. 4일 휴식 뒤에는 2승을 올렸지만 ERA는 2.74로 시즌 기록보다 놓았다.

토론토는 1차전에서 맷 슈메이커를 선발로 내보낸 뒤 불펜 총동원 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그리고 2차전에 류현진이 끝내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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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좌완 김광현.(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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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는 MLB 신인인 김광현을 1차전에 내보내는 승부수를 띄웠다. 당초 1차전은 우완 에이스이자 빅리그 16년차 베테랑 애덤 웨인라이트의 선발 등판이 예상됐지만 김광현을 택했다.

웨인라이트는 올해 10경기 5승 3패 ERA 3.15를 기록했다. 개막 후 8월까지는 3승 무패 ERA 2.65로 좋았지만 9월이 좋지 않았다. 5경기 2승 3패 ERA 3.69로 주춤했다. 특히 마지막 2경기에서 2연패를 안았다. 또 다른 우완 잭 플래허티는 올해 4승 3패 ERA 4.91에 그쳤다.

반면 김광현은 올해 8경기 3승 무패 1세이브 ERA 1.62의 성적을 냈다. 선발로 등판한 7경기 ERA는 1.42로 더 좋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실트 감독은 "올 시즌 김광현이 잘 던졌기 때문"이라고 1차전 선발 출격 이유를 밝혔다.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의 기억도 좋았다. 김광현은 25일 밀워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탈삼진 5피안타 2볼넷 1실점 호투로 3승째를 따냈다.

여기에 김광현의 공이 샌디에이고 타자들에게는 낯설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은 올해 미국에 진출해 아직 상대 팀으로서는 분석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 물론 김광현이 준비를 잘 해왔던 게 첫 번째지만 생소한 구질도 올해 성공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 야구 역사에 처음으로 MLB 가을야구 동반 선발 출격 기록을 세우게 된 류현진과 김광현. 과연 고국의 대명절인 한가위에 한국 팬들에게 또 한번 동반 승리의 낭보를 전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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