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MHN과학] 한국은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까? 안타깝게 수상하지 못한 과학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권성준 기자]
문화뉴스

출처: 노벨 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화뉴스 MHN 권성준 기자] 매년 10월 첫째 주엔 노벨 재단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문학, 평화, 경제 6가지 분야별로 인류에 크나큰 공헌을 한 인물이나 단체에게 주어지는 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고 영향력 있는 상이다.


대한민국은 2000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최초로 수상한 이래 그 누구도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하였다. 매년 노벨상이 발표되는 시기가 오면 고은 시인의 문학상 수상 여부에 많은 관심이 몰린다. 과연 대한민국은 문학상 말고 다른 노벨상의 수상 가능성은 없을까?


적어도 물리학 분야에서는 받을 가능성이 아주 컸지만 안타깝게 놓치거나 아직까지 받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중 정말 노벨 물리학상 수상이 유력하였지만 안타까운 이유로 받지 못한 과학자를 소개한다.


▶ 하버드 대학교 응용물리학과 김필립 교수


문화뉴스

출처: 하버드 대학교


김필립 교수는 한국인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을 거론할 때면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1990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한 김필립 교수는 1999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응용물리학 박사 학위를 수여받았고 2002년부터 콜롬비아 대학교 교수로 있었으며 현재는 하버드 대학교 응용물리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김필립 교수는 그래핀의 성질에 대한 연구로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는 과학자이다. 그래핀이란 탄소 원자가 육각형 벌집 구조를 이루고 있는 물질로 구리보다 전기가 100배 더 잘 통하면서 강철보다 200배 강한 성질로 인해 꿈의 물질로 각광받고 있었던 물질이다.


문화뉴스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그래핀은 일상적인 공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데 바로 흑연이다. 흑연은 그래핀들이 층층이 겹쳐져 있는 구조를 하고 있으며 그래핀 한 층과 층 사이에는 결합력이 비교적 약해 작은 압력으로도 쉽게 바스러져 필기구로 이용한다.


그러나 그래핀은 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 흑연이 쉽게 바스러진다 하더라도 정확하게 한 층을 벗겨내는 것은 쉽지 않다. 오히려 잘 바스러지기 때문에 2겹, 3겹으로 벗겨지는 것이 쉽게 일어난다.


그래핀의 생성은 정말 획기적인 방법으로 일어났는데 바로 2004년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가 사용하였던 스카치테이프와 흑연을 이용한 기계적 박리법이다. 그들은 흑연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였다 뗐다 하는 방식으로 테이프의 접착력을 이용해 그래핀을 생성하는데 성공하였다.


문화뉴스

출처: 노벨 박물관
최초로 그래핀을 만드는데 사용되었던 흑연, 스카치테이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임과 노보셀로프는 최초로 그래핀을 제작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김필립 교수는 바로 이 2010년 노벨 물리학상 후보로 올랐었다. 김필립 교수는 이들보다 다소 늦은 2005년 그래핀을 제작하였다.


김필립 교수는 그래핀의 여러 가지 성질도 밝혀내었는데 2005년 발견한 그래핀에서의 양자 홀 효과는 물리학적으로 아주 중요한 발견으로 여겨진다.


홀 효과는 전기가 흐르는 판에 자기장을 걸어주면 전자의 방향이 휘어져서 흐르던 전류에 수직 방향으로 전위가 생기는 현상을 의미한다. 양자 홀 효과란 홀 효과의 전위가 양자화되어 특정 전위 값만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문화뉴스

출처: 김필립 교수 논문, 양자 홀 효과 발견


김필립 교수는 베리 위상이라고 하는 전자기장과 상호 작용하는 전자의 특수한 위상이 양자 홀 효과를 일으킨다는 것을 규명하였다. 이 발견으로 인해 응집물질 물리학에서 위상 기하학을 이용해 물질의 성질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유행하게 되었으며 현재에도 관련 연구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김필립 교수는 가임, 노보셀로프 연구팀과 함께 그래핀에서 디랙 방정식을 따르는 디랙 밴드가 형성됨을 밝혀내었다. 디랙 밴드에서 전자는 질량을 가지지 않는 입자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이는 그래핀이 뛰어난 전기 전도성을 갖는 이유로 이해된다.


더욱이 디랙 밴드 또한 베리 위상으로 설명되기 때문에 김필립 교수의 연구 결과는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여겨진다.


문화뉴스

출처: 노벨 재단, 안드레 가임


하지만 이런 업적에도 불구하고 2010년 노벨 물리학상에는 김필립 교수의 이름은 빠져있었다. 이를 두고 대한민국을 포함한 과학계에서 노벨 재단에 수많은 항의를 쏟아 내었으며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에는 노벨 재단이 실수하였다는 기사가 올라오기도 하였다.


심지어 가임은 자신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 연설에서 김필립 교수를 언급하면서 "나는 그에게 빚진 것이 많다, 그와 상을 공유하였으면 영광이었을 것이다."라고 발언하였다.


결국 노벨 위원회는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였으나 노벨상은 번복이 불가능하였고 김필립 교수도 노벨상은 최초 발견에 더 큰 의의를 두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하여 일단락되었다. 대한민국의 두 번째 노벨상 수상자는 노벨 재단의 실수로 인해 아직까지 등장하지 못하였다.


한편 이러한 논란이 있고 10년이 지난 2020년 노벨상은 오는 10월 5일부터 노벨 재단에서 발표된다.


-----


[MHN과학] 한국은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까? 안타깝게 수상하지 못한 과학자


하버드 대학교 응용물리학 교수 김필립
2010년 노벨 물리학상 코 앞에서 놓쳐, 수많은 논란


<저작권자 Copyright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