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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9살부터 17년간 집념의 추적…아버지 살해한 범인 잡아낸 中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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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아버지 샹원즈(왼쪽)이 살해당하자 17년간 추적해 범인을 잡아낸 샹밍치엔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9세 때부터 17년 동안 추적해 결국 잡아낸 청년의 사연이 알려졌다.

최근 중국신문망과 인민일보 온라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26세의 샹밍치엔이라는 남성이 그 주인공이다.

샹의 아버지 샹원즈는 2000년 8월 이웃에 사는 장모우치에게 살해당했다. 당시 9세였던 샹이 장모우치의 아들과 놀다가 사소한 일로 다퉜고, 여기에 양측 가족이 끼어들면서 큰 싸움으로 번진 것.

결국 그날 밤 아버지인 장모우치는 여러 사람과 함께 칼 등 흉기를 들고 나타나 샹원즈를 공격했고, 샹원즈는 목과 심장, 배 등 18군데에 중상을 입고 사망했다.

샹의 가족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나타났다. 장모우치는 이미 도주한 뒤였다. 경찰은 형식적인 조사를 하고 미해결 사건으로 수사를 종결했고, 샹의 가족에게 “사건을 크게 만들지 말라”며 장례비로 1000위안(약 17만원)을 건넸다.

가장이 죽자 샹의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 거리에서 국수와 과일 등을 팔았고, 샹도 학교를 드만두고 어머니를 도왔다. 또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사방에 수소문을 했다. 2007년 윈난 성 쿤밍 시의 철도역에서, 2013년에는 푸젠 성에서 범인을 봤다는 정보를 얻었지만 잡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샹은 2017년 장이 푸젠 성의 한 공장에서 일한다는 유력한 정보를 입수했고, 공장 옆에서 3일을 잠복해 장을 찾아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샹은 아버지가 사망하던 순간에 입고 있던 옷가지 등을 증거물로 경찰에 신고했고, 체포된 범인은 2018년 10월 종신형을 받았다.

장은 무려 17년간 8만위안(약 1371만원)의 돈을 쓰며 범인을 잡아냈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장의 공범을 찾고 있다. 장은 “수사당국이 과거의 부실수사를 덮기 위해 증거를 인멸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민일보 온라인은 지난 18일 “해당 사건과 관련해 문서가 인멸됐다는 보도가 나온 후 관련 부서가 사찰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중국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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