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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투표 이겼지만 코로나에 졌다…관속에서 당선증 받은 시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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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후 루마니아 남부 데베셀루시 시장선거에서 3연임에 성공한 이온 알리만.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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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한 소도시 시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축전을 받아든 곳은 관속에서였다. 선거 열흘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사망했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BBC방송이 이 안타까운 소식을 보도했다.

루마니아 남부 데베셀루시는 주민 3000여명이 거주하는 작은 도시다. 이온 알리만 시장은 27일 열린 선거에서 6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선 시장이 됐다. 하지만 그는 이미 열흘 전인 17일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한 상태였다.

그의 사망을 모르고 주민들이 투표에 나선 건 아니었다. 이미 알리만 시장의 부고를 들었지만,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담아 투표장을 찾아 표를 던졌다. 당선이 확정된 뒤 주민들은 그의 묘지에 몰려들었다. 그리고 촛불을 켰다.

주민들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진정한 시장이었다" "그와 같은 시장은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다"라며 알리만을 추억했다.

이 지역 선거 당국은 "알리만 사망 전 이미 투표용지가 인쇄돼 그의 이름을 뺄 수 없었다"며 "그가 사망한 상태로 당선돼 당연히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군 장교 출신인 알리만은 좌파 계열인 사회민주당(PSD) 소속 정치인으로 28일 57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었다.

한편 지난 2008년에도 루마니아에서는 사망한 후보자가 선거에서 당선된 사례가 있다. 소도시인 보이네스티에서 네쿨라이 이바스쿠 시장이 투표 시작 직후 간암으로 사망했으나 재선됐다. 당시 선거에선 차순위자가 당선증을 받았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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