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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팬데믹이 바꿔놓은 한국 주식부자 순위… 서정진·김범수·방준혁·김택진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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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가 요동치면서 상장사 주식 부자 순위도 급변하고 있다. 항상 부자 순위 상위리스트 자리를 주름잡던 재벌가 오너들을 제치고 IT, 바이오, 게임 등 언택트 산업과 글로벌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리더들이 새롭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좀처럼 끝날 것 같지 않은 팬데믹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의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부의 지도 재편 역시 현재진행형이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은 재계의 새로운 신데렐라를 살펴봄과 동시에 새로운 산업의 재편과정을 추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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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편과 부의 이동

대세 부자들도 ‘BBIG’


코로나19로 각 산업별 온도차가 심해지자 주식부호 순위에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통적인 산업군이 힘을 못 쓰고 이른바 BBIG로 불리는 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등 언택트(비대면) 관련 종목이 코로나19 수혜주로 꼽히며 급등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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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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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넷마블 의장


코로나19 이후 헬스케어 분야의 강자자리를 더욱 굳건히 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9월 8일 기준 5조5560억원에 달하는 보유액을 자랑하며 3위에 올랐다. 1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7조9058억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7조3249억원)에 이은 3위다. 언택트 관련 바람을 타고 급등한 카카오의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4조8752억원의 보유액으로 4위를 기록했다. 특히 김 의장은 지난 8월에는 카카오 주가의 약진으로 ‘부동의 2위’였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처음으로 제치고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김 의장이 소유한 카카오 주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련주의 성장에 힘입어 약 2.36배나 뛰었기 때문이다. 그는 카카오 지분 14.51%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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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범수 의장의 뒤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이었다. 정 회장의 보유액은 4조1764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말(3조9643억원) 대비 5.35%(2121억원)의 보유액이 증가했음에도 순위는 오히려 한 단계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3위를 기록했던 서경배 아모레 회장의 보유액은 4조9283억원에서 3조3331억원으로 약 32% 줄어들며 7위로 떨어졌고, 5위를 기록했던 최태원 SK 회장의 보유액(2조7718억원)은 지난해 말보다 18.47% 감소해 9위로 강등됐다.

최태원 회장은 SK바이오팜의 상장 ‘대박’에도 주식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SK의 주가 부진으로 인해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두 회사를 제치고 6위에 오른 주인공은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다. 그의 주식재산은 4조7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9154억원)에 비해 1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1위를 차지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배터리 업종 대장주인 LG화학의 주가 급등에 힘입어 지주사인 LG의 보유지분 가치가 2조3676억원으로 16.53%(3359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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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에 헬스케어 산업의 약진

천종윤·박순재 대표 보유 주식가치 급증


코로나19로 인해 치료제와 백신, 진단키트 등으로 기업들이 무장함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헬스케어 그룹의 약진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의 뒤를 이어 3위에 오른 것 외에도 얼마 전 별세한 고 임성기 한미약품 그룹 회장의 주식평가액에서도 드러난다. 그의 주식보유액은 1조3416억원으로 지난해 말(8676억원)에 비해 약 54.6% 증가해 25위에서 15위로 10계단이나 뛰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 씨젠 천종윤 대표는 지난해 말 1457억원이던 주식가치가 현재 1조1743억원으로 705% 크게 오르면서 주식부호 순위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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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악산업으로 불리던 게임사들

비대면 수혜에 우량기업으로 거듭나

대표적 비대면 종목으로 꼽히는 게임업체 대표들 역시 주식평가액이 늘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주식평가액도 2조1313억원으로 49.91%(7095억원) 늘어나 12위를 차지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네이버 지분 가치가 1조9063억원으로 66.76%(7631억원) 증가함에 따라 순위도 13위로 7계단 올랐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업체 더블유게임즈 김가람 대표의 지분 평가액은 5749억원으로 54.06%(2060억원) 늘어 40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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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람 더블유게임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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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범수·서정진·방준혁

2조원 이상 자산 증가 대박

자산 증가액을 기준으로 순위를 조사해보면 이러한 경향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조사 기간 주식평가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총수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었다. 그의 주식보유액은 9개월 동안 2조9542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자산은 2조7018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자산 역시 2조원 넘게(2조853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위와 5위에는 나란히 바이오 기업인들이 차지했다. 천종윤 씨젠 대표의 자산은 지난해 말 대비 1조286억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으며 5위를 차지한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의 자산 역시 1조원 가까이(9936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10위권에 오른 이름들을 살펴보면 6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7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8위 임성기 전 한미약품 회장 등 IT와 게임 바이오 기업인이 차지했고 김성권 씨에스윈드 회장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하는 기업인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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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종윤 씨젠 대표


▶방탄소년단의 아버지 방시혁 대표

빅히트엔터 상장으로 신데렐라 예약

미국 빌보드 차트마저 정복한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최대 주주인 방시혁 빅히트 대표의 지분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빅히트가 SK바이오팜의 성공을 이어받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을 달성할 경우 방 대표는 상장 당일 단숨에 국내 주식부자 순위 5위권까지 뛰어오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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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빅히트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방 대표가 보유한 빅히트 주식은 지난 2일 기준 1237만7337주(현재 지분율 43.44%)다. 공모가가 희망 범위 상단인 13만5000원으로 결정될 경우 방 대표의 지분가치는 1조6709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규모는 현재 연예인 주식부자 1·2위인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창업자,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 등 상장사 주식을 100억원 이상 보유한 연예인 주식부자 7명 전체 주식재산의 약 2배가 훌쩍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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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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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주식부호 순위와 비교해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각각 1조6661억원)을 앞서 전체 순위 14위로 상위권 진입이 확실시된다. 최근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IPO에서 나타난 폭발적인 공모주 투자 열기를 고려하면 빅히트 상장 이후 방 대표의 주식재산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지난 7월 초 SK바이오팜은 상장 첫날 따상에 이어 이후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가는 대기록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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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빅히트 공모가가 13만5000원으로 정해지고 SK바이오팜처럼 ‘따상’에 성공하면 첫날 방 대표의 지분 가치는 4조3444억원으로 부풀게 된다. 이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주식보유액을 넘어서 단숨에 5위로 치고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빅히트 주가가 상장 이후 실제로 어떻게 움직일지는 미지수지만 방시혁 대표가 재계 신데렐라로 떠오를 것이란 점은 명약관화(明若觀火)라 할 수 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1호 (2020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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