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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미국 부양책에도 '달러' 강세론이 늘어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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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달러가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확대되고 있다. 대선 결과를 둘러싼 이례적인 불확실성 속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 가치가 다시 주목 받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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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달러화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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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형은행과 투자자들이 올해 달러 향방에 대한 전망을 속속 수정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해 천문학적인 유동성을 푼 탓에 약달러 전망이 우세했지만, 미국 대선이 금융시장에 역대급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공포가 커지면서 달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달러는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커질 때 강세를 보인다.

HSBC의 도미닉 버닝 선임 외환전략가는 "시장 불안의 근원이 미국이라고 하더라도 달러는 세계가 가장 선호하는 피난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크레딧스위스의 샤하브 자리누스 외환전략 대표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선 불확실성을 이유로 한달 후 달러가 유로를 상대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한달 후 유로·달러 환율 전망치를 1.16달러로 내려잡는다"면서 "한달 전망치를 기준으로 달러가 오를 것으로 본 건 5월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지난 8월만 해도 이 은행은 유로·달러 환율이 올해 1.21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벤 랜돌 외환전략가 역시 "달러가 대선이 이후까지도 랠리를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연말 유로·달러 환율 전망치를 1.14달러로 제시했다. 한국시간 29일 오후 1시40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1.1673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앞으로 달러가 유로를 상대로 2.3% 오를 수 있다고 본 셈이다.

최근 달러 하락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글로벌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산정하는 달러인덱스는 코로나19 팬데믹 공포가 극에 달했던 3월 100을 넘어섰다가 8월 말 92까지 곤두박질쳤다. 9월에는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낙폭을 다소 만회해 현재는 94.26을 가리키고 있다.

헤지펀드 유리존SLJ캐피탈을 이끄는 스피븐 젠 대표는 FT를 통해 "달러가 하락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업계에서 몸 담은 25년 동안 달러 전망이 이처럼 한 방향(하락)으로 쏠리는 걸 본 적이 없다"면서 미국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달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시한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23.9%를 가리킬 것으로 내다봤다. 한달 전 조사에서 예상했던 18.3%보다 대폭 상향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달러 약세 전망을 고수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전략가는 지난주 투자노트에서 미국 정가의 혼란 등은 오히려 달러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면서 올해 말 유로·달러 환율이 1.2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고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시나리오에서 달러 하락이 가장 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추가되고 무역 갈등이 잦아들면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나 달러를 짓누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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