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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시끄러워진 ‘추미애 아들 의혹’…검찰 판단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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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모 씨의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제(29일) 서 씨 등 주요 관련자들에 대해 불기소 처분으로 일단락됐습니다. 서울동부지검이 이달 초 수사팀을 보강해 본격 수사에 착수한 지 20여 일 만에 나온 결론입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도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답을 미리 정해놓고 꿰맞추기식 수사를 했다', '권력에 면죄부를 준 수사다'라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잡음은 검찰 내부에서도 나옵니다. 대검에서는 보강 수사 의견이 있었는데 수사를 담당한 서울동부지검이 이를 무시하고 수사 결과 발표를 강행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지적에 대해 서울동부지검 측은 '조사할 만큼 조사했고, 밝힐 만큼 밝혔다'며 억울하다는 반응입니다. '부실 수사', '봐주기 수사' 논란에도 동부지검이 이런 결론을 내린 이유는 뭘까요.

■'휴가권자' 이 모 전 중령, 제3자와 대화에서 휴가 연장 경위 언급

동부지검은 어제(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추 장관 아들 서 모 씨의 휴가 신청 과정에 위계나 외압이 없었고, 휴가 승인이 있었기 때문에 군무 이탈, 즉 탈영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서 씨의 휴가 연장 승인은 지원부대 장교인 김 모 대위의 보고를 거쳐 최종 결정권자인 지역대장 이 모 중령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김 대위는 검찰 조사에서 휴가 연장 승인에 대한 진술을 몇 차례 번복했습니다. 지금은 예편해 민간인 신분이 된 이 전 중령 역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럼에도 검찰이 휴가 연장 승인이 있었다고 결론 내릴 수 있었던 건 이 전 중령이 제3자와 나눈 대화 내용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이 전 중령은 제3자와의 대화에서 "김 대위가 나한테 병가 연장에 대해서 물어봤고, 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개인 휴가를 쓰라고 해서 개인 휴가 4일을 줬다고 김 대위가 나한테 말했다"는 내용을 검찰이 확보했다고 합니다.

검찰 조사에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던 이 전 중령이 제3자와의 대화에서는 비교적 구체적으로 휴가 연장 승인 경위를 언급한 건데, 검찰은 이 말이 진실에 가깝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 조사가 이뤄지기 전, 군부대 시절 동료에게 자연스럽게 휴가 승인 경위에 대해 설명한 것이어서 굳이 거짓말로 볼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다만, 대검에서는 구두 승인만으로 휴가를 연장받은 것은 특혜가 아닌지 등을 좀 더 확인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동부지검은 "이 건 말고도 휴가가 구두로 승인되고, 휴가 실시 이후 휴가 명령이 일괄적으로 사후 발령된 사례가 확인됐다"면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보좌관이 '대리 문의'…왜 청탁이 아닌가?

동부지검은 추 장관의 보좌관이던 최 모 씨가 서 씨를 대신해 김 모 대위에게 휴가 연장 관련 전화를 세 차례 한 것 역시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단순히 휴가 연장 방법과 절차를 문의했을 뿐, '안되는 것을 되게 해달라', '규정에 없는 휴가를 가게 해달라'는 부정한 청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사후에 휴가 처리를 청탁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지역대장의 '사전 구두 승인'이 확인된 만큼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 수사팀의 시각입니다.

동부지검 관계자는 "단순히 국회의원의 보좌관이 자기 신분을 밝히고 군부대에 전화를 걸었다고 해서 부정한 청탁이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그 사람이 말한 내용과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법적으로 부정 청탁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지, 도덕적인 판단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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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보좌관 메시지' 이례적 공개…윤석열의 의중?

동부지검은 추미애 장관이 당시 보좌관 최 씨에게 지원장교 김모 대위의 연락처를 건네고 휴가 연장 관련 상황을 보고 받은 것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휴가 연장 절차를 알아보라고 지시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국회의원 내지 여당 대표의 직무와 직접 관련이 없기 때문에 법적으로 처벌할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동부지검은 그러면서도 추 장관과 최 보좌관이 서 씨 휴가 연장 문제와 관련해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6건은 거의 원문 그대로 보도자료에 포함시켰습니다.

검찰이 범죄 혐의로 인정되지 않은 메시지 수발신 내역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추 장관 측에서는 '불기소 처분을 하면서도 의도적으로 망신을 주려고 넣은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고 합니다. 윤석열 총장의 의중이 담겼다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국민적 의혹이 일었던 사안인 만큼 수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가급적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취지로 동부지검에 공개를 주문했다는 겁니다.

이에 동부지검은 형사사건공개심의위를 열어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해당 내용 공개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동부지검 측은 "추 장관의 개입 여부를 입증할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고, 공개가 필요하지 않나 해서 심의위에 올린 것"이라면서 "대검으로부터 압박을 받은 것은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 검찰 수사에도 끝나지 않은 논란

추 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의혹을 두고 우리 사회는 극명한 시각차를 다시 한 번 드러냈습니다.

야권과 보수진영에서는 '황제 복무'이자 '엄마 찬스'라며 거친 비난을 쏟아냈지만, 여권에선 '안중근 의사의 위국헌신 정신을 실천한 것'이라는 논리까지 펴가며 추 장관 모자를 두둔했습니다.

이런 논란의 한복판에서 진행된 검찰 수사 역시 정치적 입장에서 자유롭기는 힘들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대검과 동부지검 간에, 또 심지어 대검·동부지검 내에서도 수시로 의견이 갈리기도 했고, 수사 결과 보도자료를 내는 날 새벽까지도 조율에 조율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막판까지 대검에서 보강 수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자, 수사 책임자인 김관정 동부지검장이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며 수사 결과 발표를 이끌어냈습니다.

이렇게 진통 끝에 검찰 수사가 일단락됐지만, 논란은 오히려 더 커진 상태입니다. 야당은 특검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추 장관 자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전부 마무리된 것도 아닙니다. 동부지검은 통역병 파견과 자대 배치 청탁 의혹에 대해 추가 수사를 예고했습니다. 추 장관이 기자간담회 등의 명목으로 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정치자금을 썼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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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원 기자 (roedie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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