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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조급한 트럼프 "코로나 진단키트 1억5000만개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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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TV토론 앞두고 코로나 적절 대응 시그널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코로나19 검사 전략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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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신속하게 테스트할 수 있는 진단키트 1억5,000만개 배포 계획을 밝혔다. 코로나19 대응 실패 논란이 대선 이슈로 부각되자 이를 만회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당장은 다음날 있을 첫 TV토론을 염두에 뒀음직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코로나19 전략 브리핑을 갖고 "먼저 요양원ㆍ생활보조시설 등에 있는 취약계층에게 5,000만개의 진단키트를 보내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며 "나머지 1억개는 각 주(州)별 인구 기준으로 제공돼 경제와 학교를 재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배포하겠다는 진단키트는 애보트사의 제품으로 단 15분만에 신속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각 주에선 개당 5달러의 낮은 비용을 들일 것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롭고 빠른 테스트를 전개하면 더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 감염자가 많아지더라도 자신의 실책 때문이 아니라고 미리 자락을 깐 것이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누적 확진자가 740만명에 이르고 사망자도 20만9,0000명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진단키트 배포 발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략의 일환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심각한 최근에도 학교 재개방을 강조하며 경제 활성화에 집중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9월에만 5,600만명의 어린이가 학교에 등교했다"면서 "이번 진단키트 배포 계획은 학부모 직장 복귀의 전제로 여겨지는 학교 재개방을 목표로 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29일 밤 대선후보 간 첫 TV토론을 목전에 두고 코로나19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도 있다. 특히 토론 주제에 코로나19와 경제가 포함돼 있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 그는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단기간에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검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통신은 "(진단키트 대량 배포는) 독일과 한국이 국가적인 노력을 통해 대유행을 통제한 반면 트럼프 정부는 그렇지 못했다는 비판에 맞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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