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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캅카스 앙숙’ 교전 격화… 주변 열강 개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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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충돌

이틀간 사망자 80여명으로 증가

터키서 용병부대 투입설도 제기

세계일보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양국의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27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계 분리주의자들과 아제르바이잔군이 충돌이 빚어지면서 아제르바이잔의 군용 차량들이 파괴되고 있는 동영상의 캡처 화면. 아르메니아 국방부 제공


아시아와 유럽을 가르는 캅카스산맥 남쪽 지역의 ‘앙숙’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 무력충돌이 이틀째 이어지며 사상자가 늘고 있다. 터키가 같은 튀르크계 이슬람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하려고 용병을 보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주변 열강이 개입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들이 아제르바이잔 국경에 투입되기로 터키 보안업체와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과 접촉한 3명의 반군은 지난 13일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에 있는 부대로 소집됐는데, 아제르바이잔의 감시 초소와 석유·가스 시설에서 3∼6개월간 일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터키 업체가 앞서 리비아에 투입한 용병들도 처음에는 경비원으로 고용됐으나 실제로는 최전선 전투에 참가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러시아 주재 아르메니아 대사는 이에 더해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아제르바이잔으로 전투요원 4000명을 이동시켰다”며 이들이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벌어지는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도 친(親)터키 반군 연합인 시리아국가군(SNA)의 2개 부대원 500명이 1차로 아제르바이잔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과 터키는 모두 이를 부인했다.

해외 용병 투입은 이번 무력충돌에 새로운 층위의 복잡성을 부여할 것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교전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카스피해의 석유·천연가스 운송관이 통과하는 곳이어서 서방국가들의 관심이 큰 데다가 시리아, 리비아에서 고조됐던 터키와 러시아 간 긴장이 재연될 수 있어서다. 아제르바이잔과 문화·경제적으로 강한 유대감을 갖고 있는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르메니아에 “점령을 중단하고 철수하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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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국가인 아르메니아는 전통적 우호관계인 러시아의 지지를 바라는 눈치다. 러시아는 그러나 즉각 휴전을 촉구했을 뿐 어느 쪽 손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 가디언은 “러시아는 최근 아제르바이잔 지도층과 관계를 다져왔으며, 양국 모두에 무기를 팔고 있다”고 전했다.

교전 책임 소재가 가려지지 않은 가운데 군사 충돌이 이어진 이날 26명이 전사해 이틀간 사망자는 총 80여명으로 늘었다고 나고르노카라바흐 당국이 밝혔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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