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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탈세로 한방 맞은 트럼프, TV토론·백신이 살려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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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비대면 속 TV토론 영향력

말실수 잦은 바이든 선방 여부 주목

10월 꼭 터지는 옥토버 서프라이즈

지난 대선 힐러리 e메일 폭로 타격

반트럼프 보수 끌어안은 민주당

현안 터질 때 분열 막아낼지 관심



언택트 한가위 - 5주 앞 미국 대선, 관전포인트 5



‘정치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더 미국을 이끄느냐, ‘47년 차 정치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트럼프를 멈춰 세우느냐. 이를 결정짓는 미국 대통령선거가 11월 3일 열린다.

이번 선거는 또 한번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지속하느냐, 여기에서 멈추느냐에 미국의 앞날은 물론 전 세계의 미래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49.8%)가 전국 지지율에서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42.8%)을 7%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지만(리얼클리어폴리틱스 9월 12~25일 여론조사 평균) 한때 격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 좁혀지는 추세다.

관전 포인트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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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 주요 일정.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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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V토론, 트럼프를 구할까=첫 대결의 장은 2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생중계 TV토론이다. 이 자리에서 두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처음으로 대면하게 된다. 셀레브리티 방송인 출신으로 TV토론에 강하다고 자부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우세할지, 평소 말실수가 잦은 바이든 후보가 얼마나 선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월 7일에는 ‘주연 못지않은 조연’들의 대결, 부통령 TV토론이 열린다. 10월 15일 2차 대통령 TV토론, 일주일 뒤 3차 토론을 끝으로 공식 일정이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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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펜스(左), 도널드 트럼프(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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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생중계 TV토론은 1960년 시작됐다. 당시 땀을 뻘뻘 흘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는 젊고 에너지 넘치는 신예 존 F 케네디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프롬프터도, 참모도 없이 홀로 대처해야 한다는 점에서 후보의 기지와 순발력까지 검증할 수 있는 자리다.

다만 TV토론을 보고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유권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하버드대에 따르면 선거 마지막 두 달에 지지 후보를 바꾸는 미국 유권자는 5~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소수의 부동층도 끌어들여야 하는 후보들은 TV토론에 사활을 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후보를 직접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TV토론의 영향력은 과거 어느 때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 옥토버 서프라이즈 터지나=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막판에 폭로하거나 터져나오는 뉴스를 말한다. 2000년 대선 닷새를 앞두고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1976년 음주운전으로 체포됐다는 폭로가 나온 게 대표적이다.

2004년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맞붙었을 때 10월 29일 오사마 빈 라덴이 9·11 테러 소행을 인정하는 영상이 알자지라를 통해 방송되기도 했다. 2016년 10월 7일 러시아 정보기관이 해킹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e메일을 위키리크스가 폭로했고, 다음 날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후보의 음담패설 동영상을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도발이나 북·미 협상 재개를 옥토버 서프라이즈로 거론하지만, 미 언론은 그보다는 미국 국내 뉴스를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뉴욕 타임스가 27일 보도한 트럼프 대통령의 탈세 의혹도 일종의 ‘옥토버 서프라이즈 예고편’일 수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10년간 연방소득세를 내지 않았다고 보도하며 “앞으로 수주 동안 관련 보도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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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左), 카멀라 해리스(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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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코로나19 재확산과 백신=전문가들은 올가을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선거 직전에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전의 승부수로 백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연말 안에 나올 것이고, 어쩌면 10월에 나올 수도 있다”고 이미 예고까지 했다.

4 대법관 인준 갈등=다음 달 중순부터 상원은 에이미 코니 배럿(48) 연방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상원 법사위는 12일 청문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진보 성향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별세한 지 8일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통 보수주의자 배럿을 전격 지명하면서 인준 표결을 놓고 양당이 또 하나의 전투를 치르게 됐다. 공화당은 선거일 직전인 10월 마지막 주에 배럿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 표결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인준은 단순히 대법관 한 자리를 채우는 것을 넘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선거 결과가 “결국 대법원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5 민주당 ‘빅 텐트’ 찢어지나=민주당은 대선 승리를 위해 온건파인 바이든을 중심으로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일명 ‘빅 텐트’ 전략을 썼다. 이념적으로 가장 왼쪽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있고, 가장 오른쪽에는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같이 평생 공화당원이지만 트럼프를 찍을 수 없어 합류한 ‘바이든 리퍼블리칸’들이 있다.

이념의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 현안이 터졌을 때 대응이 느리고, 모두를 만족하게 하려다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들이 종종 나온다. 분열 조짐도 보인다. 샌더스 상원의원이 바이든의 정책이 충분히 진보적이지 않다고 공개 비판한 게 신호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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