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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2020 미국 대선

‘트럼프 소득세 88만원’에 분노, 바이든에 88만원 기부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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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보도 ‘폭탄 기사’로 불리며 관련글 420만건 소셜미디어 게재

조선일보

29일(현지 시각) 미국 대선 첫 TV 토론이 열릴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한 건물에 28일 "750달러"란 영상이 투영돼 있다. 로빈 벨이란 미국 멀티미디어 비주얼 아티스트가 만든 이 영상 아래엔 "그들이 한 일을 기억하고 투표로 몰아내자"는 글귀가 쓰여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6~2017년 연방소득세로 매년 750달러밖에 내지 않았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를 반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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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를 자처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2017년 연방소득세로 매년 750달러(약 88만원)밖에 내지 않았다는 뉴욕타임스(NYT)의 지난 27일(현지 시각) 보도가 큰 파장을 일으키며 “폭탄(bombshell) 기사”로 불리고 있다.

28일 AP통신은 트럼프의 세금 납부에 대한 기사가 올해 NYT 보도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까지 이 기사와 관련된 글 420만건이 소셜미디어에 게재됐다는 것이다. 또 NYT 보도를 소개한 다른 언론사 기사를 포함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기사 10건 중 7건이 트럼프의 납세 실적에 관한 것이었다고 한다.

AP통신은 특히 이번 보도가 미시간·위스콘신·애리조나·마이애미·미네소타 등 경합주 언론사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며 “미니애폴리스 스타트리뷴의 기사에는 1400건 넘는 댓글이 달렸다”고 했다. 트위터에는 트럼프의 납세 실적과 관련된 글이 시간당 수천 건씩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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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해임했던 프릿 바라라 전 뉴욕남부지검 지검장은 트럼프가 연간 소득세로 750달러밖에 내지 않았다는 뉴욕타임스 보도 직후 트위터에 "이를 테면 750달러를 바이든에게 기부하기 좋은 때라고 생각했다"며 기부 영수증을 공개했다. 이 글을 본 사람들이 "나는 750달러는 기부하지 못하지만 7.5달러는 할 수 있다" "나는 75달러는 할 수 있다"는 댓글을 달면서 바이든 지지층에서 기부 운동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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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유권자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트럼프의 소득세와 같은 금액인 750달러를 기부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2017년 트럼프에게 해임당한 프릿 바라라 전 뉴욕남부지검 검사장이 NYT 보도 직후 트위터에 “750달러를 조 바이든에게 기부하기 좋을 때라고 생각했다”는 글과 함께 ‘바이든 빅토리 펀드’에 750달러를 기부한 영수증을 게시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 글을 읽은 다른 사람들은 “나는 750달러는 없지만 대신 조(바이든)에게 7.5달러(약 8800원)를 투자할 수 있다” “나는 75달러(8만8000원)는 할 수 있다”며 동참하기 시작했다. 28일 저녁엔 바이든 후보도 트위터에 “7.5달러, 75달러든 750달러든 모든 기부는 이 마지막 경주에 큰 차이를 만든다. 우리가 백악관에서 트럼프를 끌어낼 수 있도록 갹출해 달라”고 썼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세금 문제는 최악의 시기에 왔다”며 “첫 대선 토론(현지 시각 29일)을 하루 앞둔 바이든에게 강력한 무기를 쥐여줬다”고 분석했다. 당초 트럼프는 바이든의 차남 헌터가 과거 아버지의 부통령직을 이용해 외국에서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공격할 계획이었지만 자신의 세금 문제가 터진 상황에서 바이든 가족을 ‘워싱턴D.C.의 적폐들’로 몰아가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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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복을 입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 분장한 시민 운동가가 지난 28일(현지 시각) 미 뉴욕 맨해튼의 뉴욕타임스 사옥 앞에서 신문을 읽는 흉내를 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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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보도에는 트럼프가 취임 후에도 외국에서 수천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미국에 낸 소득세보다 많은 세금을 필리핀 등에 납부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것이 “국가 안보 문제”라고 했다.

트럼프는 NYT가 “불법적으로 정보를 취득했다”며 “나는 수백만 달러를 세금으로 냈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감가상각과 세액공제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이날 트위터에 썼다. 그러나 한때 트럼프의 측근이었던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은 폴리티코에 “세금을 내지 않은 것이 그(트럼프)의 정치적 경력에 죽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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