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안갯속’ 내년 서울시장 선거, 박영선 대 윤희숙 여성 대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지난 2019년 4·3 보궐선거를 치른 전북 전주시(라선거구)에서 한 시민이 투표용지를 함에 넣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선에 버금가는 선거를 해야 한다.”(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여야는 모두 내년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대선 전초전’으로 인식한다. 특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민심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중대한 잘못을 해서 공석을 일으킨 경우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헌·당규가 있지만, 이미 내부적으론 공천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기류가 대세다.

1995년 지방선거 도입 이후 지금까지 서울시장 보선은 딱 한 차례(2011년) 있었다. 당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물러난 오세훈 전 시장의 빈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다. 박 전 시장은 지난 7월 미투 의혹에 연루돼 극단적 선택을 했다. 10년 만에 치르게 된 두 번째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원순 미투 책임론을 무시할 수 없다. 아무래도 여성 후보로 치러야 할 것”(수도권 재선)이란 목소리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여성·중진·세대교체…與 안갯속



이런 측면에서 4선 출신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이미 한 차례(2018년 6월)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적이 있고, 지난 4·15 총선에 불출마하며 장관직을 택했을 때부터 “추후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뒀다”는 소문이 적지 않았다. 박 장관은 9월 27일 KBS 시사프로그램에 나와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질문받자 “아직 사실이 아닌 보도다. 아직 정말 거기에 대해 생각해볼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생조정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 대표를 지낸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까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에 포함됐다. 하지만 최근 아들 군 복무 특혜 논란에 휩싸이며 주춤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당 관계자는 “고 의원이 참신함이나 친문 진영 내 선명성에서 뒤지지 않고 오세훈 전 시장을 총선 때 꺾었다는 상징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 후보군에선 가장 먼저 거론되는 사람은 우상호 의원(4선)이다. 그는 2018년 서울시장 경선에 도전한 이후 최근까지 서울시장 도전의사를 감춘 적이 없다. 우의원과 가까운 수도권 재선의원은 “박근혜 탄핵 의결을 이끌어낸 원내대표라는 상징성과 당내 최대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 등 조직적 기반도 갖췄다”며 “준비된 후보라는 면모를 보인다면 경선과 본선에서 모두 승산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당대표 출마 때부터 “서울시장 도전 포석”이란 말을 듣던 박주민 의원, 당내 몇 안되는 ‘소신파’로 자리매김한 박용진 의원도 세대교체를 앞세워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박주민 의원 주변에서는 “출마 의사를 내심 굳혔다. 본격적 캠프 조직 구성을 위해 물밑에서 사람들을 접촉하고 있다”(민주당 보좌진)는 말까지 나온다. 이낙연 대표는 9월23일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4·7 재보선과 관련해 “여러 사람들의 이런저런 관심 표명이 있다. 여성이 좋겠다거나 경선하지 말자거나 하는 것”이라며 “지금 미리 정해놓은 건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野 10여명 거론 속 안철수 변수



정권교체를 원하는 야권은 서울시장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내년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을 가져와야 이듬해 치러지는 대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지방 중진)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오세훈 전 시장 사퇴 이후 10년 가까이 시장직을 되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엔 다르다”며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박 전 시장이 성추행 의혹·사망으로 불명예 퇴진한 데다, 집값 문제 등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됐다는 판단에서다.

중앙일보

윤희숙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17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초선인 윤 의원은 지난 7월 '임대차 3법'을 반대하는 본회의장 5분 연설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임현동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내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의중을 가장 큰 변수로 꼽는다. 내년 보궐선거까지 당을 이끄는 김 위원장은 차기 재·보선의 공천 과정을 진두지휘한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선 차기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 “가급적이면 새로운 얼굴에, 새로운 서울시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초선도 능력이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초선 등판 의지도 내비쳤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김 위원장이 ‘저는 임차인입니다’ 연설로 유명세를 탄 윤희숙 의원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또 지명도가 높은 나경원 전 의원이나 최근 재산세 인하로 이슈를 만든 조은희 서초구청장, 이혜훈 전 의원도 여성 후보군으로 꼽힌다.

남성 후보군에선 서울의 4선 중진인 권영세·박진 의원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의원직을 내놓고 출마해야 하는게 부담이다. 원외에선 오세훈 전 시장, 오신환·김용태·김선동·지상욱 전 의원 등이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거론되는 후보들이 다들 ‘고만고만 하다’는게 고민이다. 홍정욱 전 의원은 정치복귀를 고사하고 있다. 그래서 야권 연대 등을 통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후보로 내세우자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김종인 위원장이 안 대표와 손잡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참신성을 위해 당 밖에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등을 영입하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다.

심새롬·김기정 기자 saerom@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