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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北유엔대사 "목숨처럼 지켜온 존엄 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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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29일(현지시간) "경제건설에 유리한 외부 환경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화려한 변신을 위해 목숨처럼 지켜온 존엄을 팔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사는 이날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유엔총회 일반토의는 대부분 정상이 화상으로 참여해 연설했다. 북한은 정상 연설을 별도로 보내지 않고 김 대사가 총회장에 직접 참석해 발언했다. 김 대사는 "공화국은 인민의 안전을 굳건히 담보할 수 있게 된 현실 위에서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자체 개발한 핵무기를 경제적 보상과 맞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의 평소 대외 메시지 방식을 고려하면 이 발언이 북핵 협상의 문을 아예 닫겠다는 것을 의미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김 대사가 "경제건설에 유리한 외부 환경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여지를 남긴 것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이는 향후 북핵 협상에서 더 우위에 서기 위한 전략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도 보인다.

김 대사는 "전쟁을 억제할 절대적인 힘을 가질 때만 평화를 수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허리띠를 죄어가며 쟁취한 자위적 전쟁억제력이 있어 조선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이 굳건히 수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미국의 적대정책 등을 거론하며 미국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미국이나 한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이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적절한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며 외교적 성과 과시를 극대화하기 위해 '10월의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 미국 정부에게 협상 카드를 내놓으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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