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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애플도 이미 30% 떼고 있다는데"…구글 통행료 왜 비난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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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구글이 내년부터 인앱결제 수수료 30% 확대부과 방침을 공식 확정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내년부터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멜론이나 웨이브등 콘텐츠앱을 설치하고 이용료를 결제하면 30%는 고스란히 구글의 몫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당장 OTT(온라인동영상), 웹툰, 음악플레이어 등 콘텐츠 앱들이 가격 인상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모바일, 콘텐츠 업체들은 플랫폼사의 갑질이라며 대거 반발하고 있다.

사실 애플의 경우 이미 2011년부터 콘텐츠 앱들을 대상으로 30% 수수료 기반 인앱 결제를 시행해왔다. 그동안 게임 앱에만 인앱 결제를 적용했던 구글이 뒤늦게 애플과 같은 수준으로 인앱 결제를 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그런데도 업계가 애플보다 구글의 인앱 결제 정책에 반발이 심한 이유는 뭘까.


애플과 다를줄 알았는데...본색드러낸 구글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내에서 구글의 시장지배력이 애플에 비해 크게 앞서기 때문이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구글플레이 결제액은 5조 9996억원이며 시장점유율은 63.4%에 달한다. 애플 앱스토어는 24.4%로 절반에도 못미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높은 국내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제공하는 구글이 앱마켓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구글이 상대적으로 애플에 비해 개방적 생태계를 유지한 것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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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이미 모든앱에 인앱결제를 강제하면서 전세계 인터넷, 콘텐츠 업계와 갈등을 빚어왔다. 반면 구글은 국내외에서 개발자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면서 상생 분위기를 연출해왔다. 구글은 수수료 문제에 있어서도 애플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연한 입장이었다.

구글은 게임앱에 대해서는 인앱결제와 30% 수수료를 엄격히 적용해 어길 경우 즉각 제재를 가했지만 다른 디지털콘텐츠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제한이 없었다. 때문에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업체들이 우회결제 방식으로 서비스해온 것이다.

업계에서는 게임의 경우 글로벌 진출을 통한 사업확장이 용이한데다 구글 결제시스템을 사용하면 전세계 유저들로부터 각종 결제수단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30% 수수료를 내더라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디지털콘텐츠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디지털콘텐츠는 원저작자에 저작권료를 지불해야하고 유통, 서비스 단계별로 원가가 들어가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30%를 떼이면 적자가 발생할 수 있어 서비스 이용료를 올려야한다는 것이다. 부담의 상당부분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이미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이 본격 시행되는 내년부터는 멜론과 네이버웹툰 등 주요 서비스의 요금 인상이 불가파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애플에 비해 국내 생태계에 친화적 제스처를 취하며 점유율을 키워왔던 구글이 코로나19를 기회로 수익창출에 나서며 업체들의 뒷통수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구글 "글로벌진출 통로 제공" 주장, 국내 업체들 "그래도 30%는 너무해"

구글 관계자는 이날 "구글 플레이 결제시스템이 한국개발자들이 글로벌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강력한 툴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보안이 강구된 안전한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구글이 앱개발사들의 성공적인 사업을 이어가도록 플랫폼을 통해 지원해온 만큼 정당한 댓가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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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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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업계에서는 구글이 플랫폼의 지배력을 앞세워 과도한 수수료 챙기기에 나섰다며 반박한다. 직접 서비스를 기획, 개발하고 운영하며 고객관리와 광고, 마케팅, 영업에 나서는 앱사업자 보다 오히려 플랫폼 업체가 더 많은 이득을 챙기는 것은 누가봐도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이날 구글이 개최한 언론 브리핑에 대해서도 조모조목 반박이 나온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인앱결제가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환불관련 분쟁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면서 "도대체 왜 디지털 재화에만 30%의 수수료를 내야하는 지 이렇다할 논리적 근거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글 인앱결제가 편리한 것은 맞지만 픽코마나 라인망가 등의 국내 서비스가 해외에서 성공한 비결을 구글 인앱결제 덕분으로 돌리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며 이들 서비스의 노력과 강점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IT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생태계를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구글 인앱결제를 확대한다는데 그렇다면 오히려 업체들이 부담을 느끼는 수수료 30% 강제를 하지 않는게 맞지않느냐"면서 "구글이 이날 1억 달러의 지원책을 발표한 것도 연간 6조원에 달하는 앱 매출이나 200억원인 법인세 납부액에 비하면 미미하다"고 비판했다.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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