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사살 정황 실시간 감청에, 北 봐주기 논란까지.."정부, 스텝 꼬였다"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북한군, 공무원 사살 놓고 오락가락 정황
軍, 당시 상황 파악
자칫 정권 도덕성 문제로 확전 가능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군은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하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한 지난 24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소각되는 과정을 우리 군이 실시간으로 지켜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북한군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다 결국 해당 공무원 사살 명령을 집행하게 되는 것을 우리 군은 알면서도 지켜만 봤다. 특히 북한 통지문이 거짓이었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음에도 유화기조를 보인 청와대에 대해 북한 봐주기 비판론도 제기된다.

아울러 군 당국이 당시 사살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은, 여러 첩보를 취합해 분석하는 과정에 시간이 소요됐다는 기존 군의 입장과 정면 배치된다.

한 정보위원은 29일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북한군이 실종된 공무원을 사살 하려는 상황을 우리 정부가 당시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며 "보고 과정에서 감청이라고는 안했지만, (실시간 감청에 대해) 확인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당국의 보고내용을 보면 우리 정부가 사살과 관련해 (북한군의) 보고와 지시받는 과정을 알고 있었다"며 "(북한군이) 사살하라고 했는지, 죽이라고 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했는지는 몰라도 (정부가) 당시 상황은 계속 인지하고 있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당시 우리 군이 획득한 다양한 출처의 첩보내용에서 '사살'을 언급한 내용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단편적인 첩보를 종합분석해 추후에 관련 정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지난 22일 오후 3시30분께 실종됐던 해당 공무원을 북한 해역서 발견한 군 당국은 밤 9시40분께 우리 측 공무원 사살까지 인지했으나, 약 한시간 가까운 시간이 지난 뒤에야 청와대에 보고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관련 사건에 대한 대면 보고를 받은 것은 다음날인 23일 오후 8시30분 즈음이다.

청와대에 사살 보고가 들어온 이후 약 10시간 동안 군 통수권자에게 대면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더욱이 청와대는 지난 25일 북한이 보낸 통지문이 거짓이란 것을 인지했음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북한은 통지문에서 "우리 측 군인들의 단속명령에 계속 함구무언하고 불응하기에 더 접근하면서 2발의 공탄을 쏘자 놀라 엎드리면서 정체불명의 대상이 도주할 듯한 상황이 조성됐다고 한다"며 "우리 군인들은 정장의 결심 밑에 해상경계근무 규정이 승인한 행동준칙에 따라 10여 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해당 공무원에 대한 처리를 놓고 교신 과정에서도 사살 여부를 재차 확인하는 등 혼선을 보였다.

결국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보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정부가 스텝이 꼬였다"며 "이번 사건은 자칫 정권의 도덕성 문제로 번질 수 있다. 국민이 해상에서 무참하게 사살된 사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