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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도토리·버섯 따러 한 발만 더"…죽음으로 이어진 나홀로 채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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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다매체 신고 서비스’ 적극 활용해야

전화 불통지역에서도 문자 신고 가능해

중앙일보

지난 10일 강원 고성군에서 버섯을 채취하러 나갔다가 실종된 90대 할머니를 찾기 위해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고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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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의 계절 도토리나 버섯 채취를 위해 나 홀로 산행에 나섰다가 실족 등으로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30일 경북 고령경찰서에 따르면 추석 연휴 하루 전인 지난 29일 오후 8시45분쯤 고령군 대가야읍 야산에서 A씨(80)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날 오전 9시쯤 마을 인근 산에 도토리를 줍기 위해 올라갔는데 늦은 오후가 되도록 귀가하지 않자 가족이 경찰에 신고했다.

수색에 나선 경찰과 소방당국은 산 아래쪽 도랑에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A씨가 도토리를 주우러 산에 갔다가 실족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특히 버섯의 경우 깊은 산속에서 채취가 가능하다는 특성상 실종되면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려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지난 27일 오후 2시45분쯤 전북 완주군 동상면 신월리 삼정봉 인근에서 B씨(54)가 실종 나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는 삼정봉 인근을 지나던 등산객이 했다. B씨는 지난 24일 오전 가족에게 “버섯을 캐러 산에 다녀오겠다”며 홀로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어졌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실종신고가 접수되자 수색견까지 동원했지만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산행 전 기상 상황 체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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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다매체 신고서비스' 이미지. [강원도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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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강원 고성군에서는 버섯을 따러 산에 올라간 90대 할머니가 실종 8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C씨(92ㆍ여)는 지난 18일 오전 8시52분쯤 고성군 간성읍 합동리 채석장 인근에서 발견됐다.

C씨는 지난 10일 오전 8시40분쯤 간성읍 인근 산에서 버섯을 채취한다고 말한 뒤 집을 나섰다. 이후 오후 8시까지 연락이 되지 않자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C씨를 찾기 위해 헬기와 드론 등을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였다.

전문가들은 산악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산행 시 꼭 2∼3명이 함께 가고 기상 상황을 체크한 뒤 산에 올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변성엽 강원소방본부 예방안전과 홍보담당은 “가을 산의 경우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저체온증 위험 등이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며 “산에 오르기 전 따뜻한 옷과 안전장비를 꼭 챙기고 절대 나 홀로 산행을 해서는 안 된다. 만약 사고가 발생한 곳이 전화 불통지역일 경우 ‘119 다매체 신고 서비스’를 꼭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119 다매체 신고 서비스란 음성통화가 곤란한 상황에서 문자신고, 터치만으로 빠르고 정확한 위치추적이 가능한 앱 신고, 청각장애인이나 외국인에게 유용한 영상통화 신고를 의미한다.

고성=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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