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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븐] “접어, 덮어, 돌려” 글로벌 폼팩터 전쟁,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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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폼팩터(기기형태)’ 혁신의 원년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처음 선보인 이후 올해 들어 화웨이, 모토로라 등 글로벌 제조사들도 폴더블폰을 속속 출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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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애플의 ‘아이폰’이 첫 선을 보인 이후, 10년 넘게 스마트폰은 네모 반듯한 직사각형 바(Bar) 형태를 고수해왔다. 하드웨어 스펙도 상향 평준화 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카메라 화소수 등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일 뿐이다.

매년 출시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업그레이드’가 아닌 ‘옆그레이드’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색깔이 바뀌거나 전면의 베젤(테두리)이 얇아지는 정도를 제외하면 외적인 변화는 거의 없는 수준이다.

업계는 폼팩터가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 질서를 개편할 것이라며 준비가 한창이다.

화면을 부착하는 듀얼스크린, 디스플레이를 돌리는 스위블(Swivel) 폰 등 혁신의 방향도 다양해졌다. 화면을 돌돌 말았다 펼치는 롤러블폰의 등장도 예고된 상태다.

하지만 제조사 입장이 아닌, 사용자 입장에서의 ‘경험’의 혁신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 또한 잇따른다. 일상 생활 속에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내구성, 커지고 많아진 디스플레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 구축 등이 대표적인 과제다.“접어” 폼팩터 혁신 최전선 폴더블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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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모토로라, 화웨이에서 현재까지 시중에 출시된 폴더블폰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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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팩터 경쟁의 최전선은 ‘폴더블 폰’이다. 삼성전자, 화웨이, 모토로라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앞다퉈 폴더블폰을 출시 중이다.

폴더블폰의 선두주자는 단연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갤럭시Z폴드2’의 국내 사전 예약 물량이 8만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예약 폭주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상 최초로 일반 판매 일정을 18일에서 23일로 미뤘다.

모토로라 또한 2000년대 ‘핫핑크폰’ 돌풍을 일으켰던 레이저를 ‘폴더블’로 부활시켰다. 위아래로 여닫는 ‘클램셸(조개 껍데기)’ 폴더블폰이다. 지난 2월 롱텀에볼루션(LTE) 모델을 출시하고, 지난 달 10일 5G 모델을 출시했다.

삼성전자와 글로벌 시장에서 1,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화웨이도 폴더블폰에 매진 중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아웃폴딩(디스플레이가 밖으로 접히는 형태)’ 폴더블폰 ‘메이트X’와 ‘메이트Xs’를 선보였다. 하반기에는 ‘인폴딩’ 방식의 ‘메이트X2’를 선보일 예정이다. 단, 미국의 화웨이 제재 여파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겨 출시 일정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올해 550만대, 2021년 1080만대, 2022년 2740만대, 2023년 3680만대로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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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미국의 IT매체 씨넷이 모토로라의 레이저 폴더블폰 접기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 2만 7000회 접은 후 경첩 부분에 이상이 생겨 잘 닫히지 않고 있다. [씨넷 유튜브 출처]


하지만 이를 위해 두 가지 산을 넘어야 한다. 첫 번째는 내구성이다. 접혀야 하는 특성상 얇고 유연한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 주로 투명 폴리이미드(CPI, Colorless Polyimide)라는 플라스틱 필름과 초박막유리(UTG, Ultra Thin Glass)가 사용된다. 플라스틱, 얇은 유리이기 때문에 접고 펼칠 때 생기는 주름은 물론 찍힘, 긁힘 등에 약하다는 한계가 있다.

경첩(힌지)도 중요하다. 하루에도 수십 번 열고 닫으면서 힌지 이음새가 헐거워지거나 뻑뻑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틈 사이로 이물질이 들어갈 경우 디스플레이 파손 위험도 생긴다.

폴더블폰이 출시되면 ‘통과 의례’처럼 언론사, 리뷰어들로부터 ‘20만 번 접기’ 테스트를 거치게 되는 이유다. 모토로라의 ‘레이저’는 2월 출시 당시 미국 IT매체 씨넷의 내구성 테스트에서 폴딩 2만7000회 만에 고장났다. 화웨이는 메이트X에 대해 “영하 5도 이하의 환경에서는 접지 말라”고 공지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대중화’ 되기에는 턱없이 높은 가격도 문제다. 100만 원 후반대에서 시작, 2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 2’는 239만8000원, 모토로라의 레이저는 LTE모델 1499.99달러(약 176만원), 5G 모델 1399달러(약 164만원)다. 화웨이의 메이트Xs는 1만7000위안(약 291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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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2’ 홍보 영상 중 일부. 쌓여있는 직사각형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 위에서, 갤럭시Z폴드2가 펼쳐지고 있다. “폰의 미래를 새롭게, 오직 폴드만이”라는 문구를 통해 차세대 유력 폼팩터로서 폴더블폰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 유튜브 채널 출처]


“덮어”…‘현실적인’ 폴더블폰 듀얼 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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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의 듀얼스크린폰 '서피스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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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폰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는 덮는 폰, 듀얼스크린폰도 속속 출시 중이다. LG전자를 필두로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도 참전했다. 듀얼스크린은 보조스크린을 탈부착하는 형태다.

LG전자는 지난해 5월 첫 5G 스마트폰 LG V50 ThinQ와 전용 액세서리 LG 듀얼 스크린을 출시하며 듀얼스크린 폰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2019년 한 해에만 듀얼스크린이 약 100만대 판매됐다.

듀얼스크린폰의 장점은 가격이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Forbes)는 “듀얼 스크린 폰은 폴더블폰과 비교해 훨씬 낮은 가격으로 폴더블폰의 장점을 충분히 제공한다”며 “가장 현실적인 폴더블폰”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LG전자의 V50, V50S, LG 벨벳 등 듀얼스크린의 가격은 20만원 대다.

MS는 최근 듀얼 스크린과 접이식 힌지를 갖춘 ‘서피스 듀오(Surface Duo)’를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서피스 듀오는 2개의 5.6인치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로 이뤄져 있다. 360도 회전 가능한 힌지가 탑재돼, 접는 방식에 따라 전면이나 후면으로 쓸 수 있다. 가격은 128기가바이트(GB) 모델 1399달러, 256GB 모델 1499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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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 아이폰 예상 이미지 [맥루머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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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또한 듀얼스크린 형태의 아이폰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청이 공개한 애플의 폴더블폰 자료를 살펴보면 두 개 이상의 디스플레이가 서로 가까워지면 개별 디스플레이가 한 개의 화면처럼 동작하는 방식이다. 애플은 최근 이와 관련한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만든 것으로 파악된다.

단점은 휴대성과 사용성이다. 무겁고 투박하다. LG V50의 경우, 듀얼스크린을 포함한 전체 무게가 300g이 넘는다. 접은 상태에서도 외부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는 폴더블폰과 달리, 듀얼스크린 폰은 붙이고 ‘펼친’ 뒤에야 사용할 수 있다. 평소에는 일반 스마트폰과 다르지 않고, 화면을 키우기 위해서는 듀얼스크린을 예비로 지니고 다녀야 한다.“돌려, 말아”…‘이단아’ LG의 승부수접거나 덮는 형태의 폼팩터 경쟁 속에 ‘이단아’가 등장했다. LG전자의 ‘스위블(Swivel) 폰’, ‘LG 윙’이다.

LG 윙은 메인 스크린을 돌리면 하단부 세컨드 스크린이 등장하는 형태다. 소비자들이 익숙한 바(Bar) 타입의 스마트폰에, 색다른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스위블 모드(Swivel Mode)’를 더했다. 소비자 선호와 상황에 따라 ‘ㅗ’, ‘ㅜ’, ‘ㅏ’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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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스위블폰 ‘LG 윙’ 작동 모습 [‘LG 모바일 글로벌’ 유튜브 채널 출처]


2개의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형태임에도 출고가가 109만8900원으로 결정됐다. 확장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폼팩터 혁신 제품 중 가장 낮은 가격이다.

하지만 개발 소식이 알려진 이후부터 LG 윙은 ‘무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폴더블폰이나 듀얼스크린 폰은 ‘큰 화면’이 장점이다. 펼치면 2배가 된다. 하지만 LG 윙은 스위블 모드에서 화면이 1.5배가 될 뿐이다. 한 가지 앱을 사용할 수 있는 화면의 크기는 일반 스마트폰과 동일(메인 스크린 6.8인치)하거나, 이보다 더 작다(서브 스크린 3.9인치).

세컨드 스크린이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앱이 뒷받침 돼야 한다. 스위블 모드를 지원하지 않는 앱의 경우, 앱 실행 시 ‘스위블 다운을 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뜬다. 사용자 경험의 혁신을 위해 내놓은 폼팩터이지만, 사용자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수만은 앱의 개발사들이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LG 윙을 두고 소비자들이 “한 번의 실험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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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LG 윙을 공개하는 온라인 행사에서 LG전자의 ‘롤러블폰’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공개됐다. [‘LG 모바일 글로벌’ 유튜브 채널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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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은 ‘롤러블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열린 LG 윙 소개 온라인 행사에서 롤러블폰을 암시하는 짧은 영상을 띄워 화제를 모았다.

실제 얼마 전 관련 특허가 국내 특허청 사이트에 첫 공개됐다. 기기 외형과 구동원리 등이 구체적으로 포함됐다. 해당 특허에 따르면 LG 롤러블 스마트폰은 기기 오른쪽을 슬라이딩 하는 구조다. 사용자가 기기 오른쪽을 슬라이딩 하면 뒤쪽에 말려있던 디스플레이가 펼쳐진다. 기기 측면에 돌기를 넣어 액정이 톱니처럼 말린다.

2021년 세계적인 모바일 기술 박람회인 월드모바일콩그레스(MWC)에 공개하고 상반기 출시가 목표다.“‘옆그레이드’는 이제 그만”…이유있는 폼팩터 대전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폼팩터 혁신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의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6년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감소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2017년부터 매년 역성장 중이다. 2012년 7억 3000만대 수준이었던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6년 14억 7000만대로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감소 중이다. 4년 사이 2배 가까이 커졌지만, 2017년부터는 정체 또는 축소 상태다.

올해 전망은 더욱 어둡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고,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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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전 세계 곳곳에 보급된 데다, 스마트폰의 평균 교체주기도 3년 가까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는 ‘출구 전략’의 필요성을 절감 중이다. 폼팩터 혁신은 스마트폰의 교체 수요를 이끌어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대표적인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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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제조사의 입장일 뿐이다. 가격, 사용성, 휴대성, 내구성 등 실제 사용자의 관점에서 ‘설득’되지 않는다면, 폼팩터 경쟁은 ‘그들만의 리그’에서 끝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동영상·게임 등 콘텐츠 다변화, 멀티 태스킹 증가 등 다양화된 스마트폰 이용 행태는 폼팩터 혁신 요구로 이어진다”면서도 “폼팩터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앱 생태계 구축과 가격·품질 안정화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혁신’은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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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유동현 기자/Heav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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