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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후원금 뚝 끊겨…" 보육원 덮친 '코로나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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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기부금' 큰폭 줄고 봉사자 방문활동도 중단

양로원·요양원도 썰렁…경기도 "지원방안 살펴볼 것"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김솔 기자 = "해마다 추석 전후로 수백만 원씩 후원금이 들어왔는데 올해는 하나도 전달받지 못해 말 그대로 100% 줄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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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
[연합뉴스TV 제공]



경기도의 한 보육원은 후원금을 받아 원생들 학원비로 사용해왔다.

후원금은 추석 전후로 많이 들어왔지만, 이번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보육원은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원생들이 다니는 학원을 줄이거나 아예 끊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돼 경기가 잔뜩 움츠러든 가운데 후원금이 운영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보육원,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 운영이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매년 추석에는 많은 후원금이 답지해 운영에 숨통이 트였지만, 올해는 사정이 전혀 달라졌다.

안양시의 한 보육원도 추석을 앞두고 들어오던 후원금이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넘게 줄었다.

국가 지원금은 정해진 항목에만 사용해야 해서 이 보육원 역시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쓸 수 있는 후원금으로 원생들의 학원비와 교재비를 충당해왔지만 둘 중 하나는 줄여야 할 판이다.

안양시의 다른 보육원은 코로나19로 인해 보육원 방문이 제한되면서 후원금이 줄어든 것은 물론 봉사활동 발길도 끊겨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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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챙겨주는 노인요양시설 관계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보육원 관계자는 "직접 시설에 방문해 아이들을 만나보고 후원을 결정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외부인의 방문 자체가 어려워지니 후원금이 많이 줄었다"며 "추석 때는 봉사자들이 와서 아이들 학습이나 미용, 나들이 등을 도와주곤 했는데 이번엔 출입 자체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수원의 한 보육원 관계자도 "후원금도 후원금이지만 아이들과 산책하고 놀이 프로그램을 맡아주던 봉사자들이 방문할 수 없게 돼 아이들이 굉장히 아쉬워한다"고 전했다.

양로원이나 요양원 등 노인돌봄시설도 상황은 비슷하다.

시흥의 한 양로원에 이번 추석을 앞두고 답지한 후원금은 지난해에 비해 30%가량 줄었다.

정기 후원자 중에서 코로나19 때문에 형편이 어려워졌다며 후원을 중단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천의 한 요양원 관계자는 "보통 명절 때 농장 등에서 한우, 돼지고기 등 육류를 후원해줬는데 올해는 70%가량 줄었다"고 했다.

용인의 한 양로원 측은 "실내 청소나 외부 환경미화 활동을 도와주던 봉사자들의 발길이 끊겨 일손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노숙인 보호 사업과 취약계층 무료급식 사업을 진행하는 안양 사단법인 '유쾌한공동체'도 하루하루 끊기는 후원에 사무실 임대료 지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윤유정 사무국장은 "전체 후원금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던 한 회사가 최근 '코로나 여파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다'며 후원을 끊었다"며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그대로인데 후원과 자원봉사는 갈수록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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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 지원금' 기부 (PG)
[권도윤 제작] 일러스트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경기도는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매년 추석에 도내 사회복지시설들에 지급하는 위문금은 이미 전달을 마친 상황"이라며 "이와 별도로 도 차원에서 추가로 이들 시설을 도울만한 방안이 있는지 찾아보고 실행 가능한지 등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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