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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30초에 2m 가는 침방울…“실내 대화땐 환기에 각별히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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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프린스턴대 연구팀 논문 공개

중앙일보

지난 7월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아크릴 매장 앞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아크릴 가림막이 진열돼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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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가 실내에서 공기 중 침방울을 통해 얼마든지 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내에서 대화할 경우 말하는 사람의 입 앞에 원뿔형의 분사 기류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미국 프린스턴대의 하워드 스톤 항공우주공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실내에서 대화할 경우 약 30초 후면 미세한 에어로졸(비말)이 2m가량 퍼진다는 내용의 논문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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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대화할 때 발화자의 입 앞으로 제트기류와 같은 원뿔형의 분사 기류가 형성돼 약 30초 후면 미세한 에어로졸(비말)이 2m가량 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PNAS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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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무증상 감염자가 대화, 노래, 기침 등을 하면 비말을 통해 코로나19를 옮길 수 있다는 최근의 연구 보고를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또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보건기구나 미국 정부가 권고한 ‘사회적 거리 두기’ 가이드라인이 실내에선 맞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다. 세계보건기구는 실내에서 1m, 미국 정부는 2m의 거리 두기를 권고한 바 있다.

연구팀은 발화자에게 몇 개의 문장을 말하게 하고, 비말 안개의 움직임을 고속 카메라로 촬영해 분석했다. 특히 알파벳 ‘P’와 같은 파열음을 낼 때 발화자 앞엔 가벼운 돌풍이 잠시 생겼고, 대화하는 동안엔 ‘연쇄 돌풍(train of puffs)’이 이어졌다.

미세한 돌풍이 만드는 공기의 소용돌이가 상호작용을 일으키면서 발화자의 입에서 원뿔형 분사 기류가 뿜어지는 것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비말이 퍼지는 속도와 거리는 대화 시간의 길이와 목소리 크기에 따라 달라졌지만, 짧게 말하더라도 유사 제트 기류에 실린 비말은 수 초안에 1m가량 퍼졌다. 큰 소리로 말할 경우 약 30초 뒤에 비말은 2m까지 이동했다. 비말이 2m가량 퍼지면 농도가 처음의 3%로 떨어졌다. 이번 연구에서는 어느 정도의 비말 농도에서 바이러스가 감염되는지는 검증하지 않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마스크도 실내의 공기 중에 떠다니는 비말 흐름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했다. 다만 연구팀은 발화자의 입에서 뿜어지는 분사 기류를 막는 데에는 마스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스톤 교수는 “오랜 시간 실내에서 대화할 땐 환기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큰 목소리로 30초 동안 말하면 대화 상대가 있는 방향으로 6피트(1.8m) 이상 비말을 분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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