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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 北에 쌀 지원하겠다며 10억 받아놓고 감감 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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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협, 보관료·인건비로만 5000만원 지출

조선일보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0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통일정책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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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법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대북 지원을 위해 10억원을 받았지만, 해당 사업이 무기한 보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화협은 “코로나19로 북측과의 협의가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이 기간 쌀 보관료와 인건비로만 약 5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실에 따르면, 민화협은 지난해 9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는 ‘북한 영유아 영양 지원사업’의 수행 기관으로 선정됐다. 정부 MMA 쌀을 가공한 쌀가루 1500톤을 북한 평안남도 남포 등의 영유아 1만270명에게 지원하는 사업으로 목포 신항에서 출발해 중국 대련항을 경유하는 물류·운송 계획도 세웠다.

그런데 올해 초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사업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북한이 외부 지원을 일체 거절하며 ‘잠금 모드’로 들어가면서 사업 진행을 위한 최소한의 연락과 접촉마저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민화협은 사업 기간을 올해 말까지로 연장했고, 이 기간 직원 인건비(510만원)와 보관료(4045만원) 명목으로 약 5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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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 백종헌 의원.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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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헌 의원은 “북한이 수해·태풍·제재 삼중고 속에서도 외부 지원을 일체 거절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무리하게 대북 지원을 추진하다가 애꿎은 우리 돈만 까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 추진 당시 회장이었던 김홍걸 전 회장(현 무소속 국회의원)은 올해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했다. 민화협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에 “대북 지원의 특성상 많은 정치적 변수가 작용한다”며 “예산 집행보다는 결과를 얻기 위한 수행기관의 자율성, 유연성을 인정해 달라”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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