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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조은산 "우리 엄마, 가붕개 아들위해 소위에게 눈물로 애원…이무기 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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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시무7조'로 유명한 진인 조은산씨는 가붕개 아들을 위해 어머니가 먼길을 달려와 장교에게 '우리 아들을 한번만 용서해 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던 자신의 아픈 사연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무기 아들을 위해 국가단위의 변명이 이뤄졌다며 '과연 이것이 정의인가'라고 물었다. © News1 DB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진인 조은산씨가 군복무 시절 자신의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 달려와 아들뻘 되는 장교의 바지를 붙잡고 눈물로 호소했던 사연을 소개하며 '가붕개 아들'과 '용· 이무기 아들'이 이렇게 다른가, 과연 정의는 무엇인가라며 장탄식했다.

가붕개는 가재·붕어·개구리, 즉 평범하기 그지 없는 존재라는 뜻이며 용과 이무기는 권력과 지위를 가진 지극히 존엄한 이들을 상징한다.

시무 7조 등 호소력 있는 글솜씨로 주목받고 있는 조은산씨는 1일 자신의 블로그에 "가재 붕어 개구리 그리고 이무기"라는 제목을 글을 통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논란의 그 씁쓸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 조은산 "탄피로 반지 만들던 말년 병장, 구속위기에 어머니가 먼길 와 눈물로"

조은산씨는 10여년전 자신이 군복무 중 겪었던 '가붕개 아들'의 일을 이야기했다.

우선 자신의 선임인 말년 박병장이 애인을 위해 5.56mm 소총 탄두를 녹이고 갈아내 수제 목걸이를 만들어 선물하겠다며 일을 진행했다가 영창 갈 위기에 처했던 일을 끄집어냈다.

조씨는 "사격장에서 반짝이는 km193 보통탄 탄두를 떼내 건빵주머니에 흘려 넣었다가 하루도 안되어 발각된 박 병장은 '목걸이 만들려고 방아쇠 한 번 안 당긴 것 뿐인데 그게 무슨 죽을 죄라도 된다'며 항변했지만 턱도 없었다"고 했다.

조씨는 "결국 군용물 절도의 중죄를 저지른 범법자 신세가 된 그는 헌병대로 이송되기 직전, 모친을 부대로 소환하여 부대원 전체 앞에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를 하는 이른 바 '인민재판'에 선다면 구속은 면할 것이라는 중대 간부들의 회유에 굴복했다"고 했다.

이어 "구속될 위기에 처한 아들의 소식을 들은 그의 어머니는 국토를 사선으로 가로질러 달려와 중대원들과 간부들 앞에 죄인의 어머니가 되어 섰다"고 했다.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된 아주머니는 두 다리를 바들바들 떨면서 '제 아들이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다 못난 이 어미 탓이고 잘 가르치지 못한 부모의 죄입니다.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애원했다면서 "보좌관의 전화 한 통으로 사고를 수습할 힘이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결국 아들뻘 되는 부대원들과 조카뻘 되는 간부들 앞에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사죄했다"고 했다.

조씨는 "박 병장은 구속을 면했지만 한 달간 무장구보 처벌을 받았다"며 사건의 결말을 전했다.

◇ 조은산 "배가 고파 계란 2개꺼낸 아들 위해 내 어머니, 장교에게 눈물로 애원"

조씨는 이번엔 "어느 붕어의 이야기로 과거의 내 자신과 나의 어머니가 있다"며 가붕개 아들인 자신의 일을 풀어 놓았다.

조씨는 "병장이 된 나는 달력에 D-day를 새기며 하루하루 전역일을 기다리고 있었던 어느날 극심한 허기를 느껴 사병식당에 침투해 냉장고에 있던 계란 두 알과 보급 간장 그리고 먹다 남은 밥을 신들린 듯이 볶고 지져대 간장계란밥을 탄생시켰다"고 했다.

그는 "보슬보슬한 계란과 볶은 간장의 풍미를 한껏 느껴보려던 그 순간, 마침 순찰중이던 당직사관이 사병식당에 모습을 드러냈고 비극은 시작됐다"고 했다.

당직사관인 소위가 "그 계란이 너의 사유재산인가, 국민의 세금인가"라고 문책하자 조씨는 "군인은 취사병 없으면 굶어 죽어야 된다는 말씀이십니까"라며 항변했다.

이에 격분한 당직사관이 간장계란밥을 빼앗아 쓰레기통에 던지려 하자 조씨는 "이미 볶은 것이니 먹긴 먹어야 한다"며 옥신각신, 결국 몸싸움으로 번졌고 "나는 하극상의 중범죄를 지은 죄인으로 신분을 갱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군용물 절도' 에 '항명' 혐의까지 추가된 조씨는 "돈 8만원 받자고 군대에 끌려왔다. 배고프지 않게 해주는 것이 국가의 책무인데 계란 두 알 해봐야 얼마나 한다고 이 난리더냐"며 항변했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헌병대로 이송되기 전, 나 역시 박병장과 마찬가지로 인민재판의 기회를 부여받았다"며 결국 자신의 어머니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조씨는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때론 뛰고 걸으며 겨우 부대에 도착한 어머니는 길바닥 위에서 크게 넘어지셨고 눈가에 피멍과 핏자국이 선명한 채 아들과 마주하게 됐다"며 그런 어머니가 "젊은 소위 앞에 무릎을 꿇고 (울면서) 두 손을 비비며 진심을 다해 애원했다"고 10여년 전 그 일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조씨는 "그렇게 나는 구속을 했고 한달간 무장구보에 임하라는 명을 받았다"고 개붕개 아들에게 내려진 선처를 알렸다.

​◇ 조은산 "장관 어머니 뒀다면 나 대신 장교가 계란 볶았을 것…정의는?"

조씨는 "가재와 붕어의 초라한 자기변명과는 차원이 틀린, (이무기 아들은) 국가 단위의 변명(을 했다)"며 박 병장과 자신과 달리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을 위해 여당, 국방부, 검찰이 나서 변명해 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말과 말이 부딪히니 '카톡휴가'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관념과 관념이 부딪히니 졸지에 서 일병은 '안중근 의사'로 환생했다"며 "내가 만일 장관 어머니를 뒀다면 계란을 볶았던 건 내가 아닌 당직사관이었을 것이다"고 이무기 부모를 두지 못한 자신을 탓했다.

조씨는 "정상적으로 휴가를 연장한 이 시대의 보편적 군인이라면 총 3번의 복귀를 종용하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장관 아들을 기소하기 위해서는 직접증거가 필요하고 평민 아들들은 간접증거와 정황증거만으로도 충분하다?, 이것이 검찰의 공정이고 법무부의 정의인가"라고 검찰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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