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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코로나, 은근슬쩍 '심장' 노렸다…'확찐자'가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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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한국과학기자협회 코로나19 연구 중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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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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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19(COVID-19) 누적 사망자의 수가 200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가운데 올 3분기 공개된 관련 연구성과를 ‘한국과학기자협회 코로나19 연구 속보’를 토대로 정리했다.

미국 스탠포드대 슈치 아난드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의 ‘감염 흔적’인 항체를 보유한 미국인이 10% 미만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는 코로나19 항체를 가진 사람이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집단면역 대책’이 사실상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미국에서 투석 치료를 받는 2만8500명 환자의 혈액 샘플을 분석, 코로나19 항체 비율을 연구했다. 분석 결과 환자의 약 8%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했다. 이를 미국 전체 인구를 반영하도록 비율을 조정하면 미국인의 9.3%가 코로나19 항체를 가지고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볼 때 우리는 앞으로도 코로나19 방역 등 예방을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가 폐가 아닌 ‘심장’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회복한 지 몇 달 안 된 대학 운동선수 일부가 심장 염증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오하이오주립대 운동선수 26명을 대상으로 심장 자기공명영상(CMR) 촬영을 한 결과 4명(15%)의 운동선수한테서 심근염 징후를 발견했다. 또 8명(30%)의 선수들한테서는 세포 손상이나 부종이 발견됐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병리학자 제임스 스톤 박사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스톤 박사는 “대다수 코로나19 환자들의 심장이 손상돼 있었다”며 “그들의 심장은 부풀고 비대해져 균일한 모습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스톤 박사 연구팀은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21명의 환자의 심장 조직을 분석한 결과 86%의 환자들이 심장에 염증이 있었고, 이 가운데 3명만이 심근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톤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은 트로포닌 수치 상승의 원인이 되는 다른 종류의 심근 손상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가 심장에 손상을 입히는 메커니즘을 알아내기 위한 후속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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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시각물/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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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중에는 ‘비만 환자’가 유독 많다는 논문도 관심을 이끌었다.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메디컬센터(UCSW)의 필립 쉐러 생물학 박사(내과 교수)는 비만이나 제2형 당뇨병 등의 기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 이상’으로 발전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비만인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세계 각국 과학자들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쉐러 박사 연구팀은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비만이 어떻게 코로나19 병증을 악화시키는지를 구체적으로 다뤘다. 연구팀은 지방 세포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수용체(ACE2)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비만 환자에게서 더 많은 ACE2 수용체는 바이러스의 폭발적 증식을 유발하며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결합한 ACE2 수용체는 폐로 들어가 폐 조직 내에서의 코로나 바이러스 농도를 증가시킨다는 설명이다. 특히 비만인 환자에게선 폐 염증 및 섬유화 등을 유발하는 등 더 심각한 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한편, 방역 등 예방차원에서 주목받은 논문의 소재는 흥미롭게도 하수도에 맞춰졌다. 인구 밀집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언제 증가할지 여부를 하수도 침전물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다는 내용이다. 미국 예일대 화학환경공학과의 조던 페시아 교수 연구진은 “인구 20만 명의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시에서 10주에 걸쳐 하수 침전물에서 나온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물질(RNA) 양을 분석한 결과, 확진자 증가 추세를 일주일 정도 미리 예측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페시아 교수는 “하수 침전물의 코로나19 바이러스 RNA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 나중에 검사 결과로 나타난 확진자 수의 변화 곡선과 겹쳤다”고 설명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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