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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왜 류현진의 TOR는 실패하고 김광현의 STL는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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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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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토론토 좌완 에이스 류현진.(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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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3)의 토론토는 실패했지만 김광현(32)의 세인트루이스는 성공했다. 에이스를 아끼고 1차전에 오프너를 쓰는 전략이다.

세인트루이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시리즈(NLWC) 1차전에서 7 대 4로 이겼다. 3전 2승제 단기인 NLWC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김광현은 선발로 등판해 3⅔이닝 2탈삼진 5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은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6 대 3으로 앞선 4회말 2사 1루에서 라이언 헬슬리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리드는 지켰다.

이후 세인트루이스는 5명의 불펜 투수를 총동원해 승리를 지켰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부터 가을야구 첫 경기 선발의 중책에도 팀 승리의 발판이 됐다.

세인트루이스로서는 1차전 선발 오프너 전략이 성공한 셈이다. 당초 세인트루이스의 1차전 선발은 빅리그 16년차 베테랑 우완 애덤 웨인라이트나 에이스 잭 플래허티가 예상됐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을 전격 선발로 세웠고, 불안하긴 했지만 승리를 거뒀다.

물론 김광현의 정규 시즌 성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8경기 등판, 3승 무패 1세이브 ERA 1.62를 기록했다. 선발로 등판한 7경기 ERA는 1.42로 더 좋았다. 여기에 샌디에이고 타선이 김광현을 처음 만나 낯선 구종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가을야구 첫 경기 선발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김광현이 KBO 리그나 한국 야구 대표팀에서 큰 경기 경험이 있지만 아무래도 MLB에서는 첫 포스트시즌이기 때문이다. 사실 김광현의 1차전 성적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나 일단 세인트루이스는 이겼다.

원동력은 타선의 힘이었다.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1회부터 대거 4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보였다. 주포 폴 골드슈미트의 선제 2점 홈런 등으로 상대 1선발 크리스 페덱을 패대기쳤다.

이밖에 야디에르 몰리나가 3안타 1타점, 맷 카펜터가 1안타 2타점, 덱스터 파울러가 2안타 1타점을 올리는 등 베테랑들이 힘을 냈다.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김광현에게 6점을 넉넉하게 지원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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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좌완 김광현.(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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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토론토는 전날 1차전에서 역시 오프너 전략을 썼지만 아쉽게 통하지 않았다. 에이스 류현진 대신 맷 슈메이커를 냈지만 1 대 3으로 졌다.

마운드 전략은 통했을 수 있다. 슈메이커는 3이닝 무실점으로 훌륭히 제몫을 해냈다. 이어 오른 로비 레이도 3이닝 5탈삼진 1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활약했다. 다만 A.J. 콜이 7회말 마누엘 마고에게 2점 홈런을 내줬지만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를 상대로 3점을 내준 마운드는 성공적이었다.

다만 토론토는 타선이 문제였다. 상대 에이스 블레이크 스넬에게 6회 투아웃까지 삼진 9개를 당히며 1안타 2볼넷 무실점에 묶였다. 이날 토론토는 상대보다 1개 많은 5안타, 2볼넷에도 1점만 내는 데 그쳤다.

승부처에서 활약할 경험 많은 해결사가 없었다. 1번 캐번 비지오와 2번 보 비솃, 4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등은 야구인 2세로 가능성이 큰 유망주지만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모두 포스트시즌이 올해가 처음이다.

토론토는 정규 시즌 예상을 엎고 팀을 가을야구로 이끈 젊은 피들을 믿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특히 비솃은 2차전에서도 결정적인 실책들을 범하며 패배의 원인이 됐다. 이날 류현진은 2회를 채우지 못하고 7실점했지만 자책점은 3개뿐이었다.

반면 세인트루이스는 1차전을 이기면서 승산이 더 높아졌다. 2차전에 웨인라이트를 투입할 수 있기 때문. 토론토는 벼랑 끝에서 2차전에 에이스 류현진을 냈지만 부담이 커진 젊은 선수의 실책에 무너지고 말았다.

두 한국인 좌완의 소속팀은 같은 1차전 전략을 썼지만 결과는 천양지차였다. 물론 결과론이지만 단기전은 승패가 가장 중요하다. 그만큼 경험이 중요한데 토론토로서는 올해 귀중한 교훈을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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