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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트럼프 당선'에 패닉 빠졌던 시장…이번에도 안심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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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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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올해 미국 대선에서 맞붙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이 지난 3월12일 델라웨어 윌밍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5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각각 연설하고 있다. 202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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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시장이 4년 전 기억을 소환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이라는 '블랙스완'(일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발생하면 엄청난 후폭풍을 동반하는 사건)을 겪어냈던 시장은 이제 또 다른 충격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2016년 11월 9일,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시장 변수들이 급변동했다. 당일 코스피지수가 2.25%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14.5원 급등한 것은 물론 '트럼프 텐트럼'에 시장 상황은 종잡을 수 없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졌다.

트럼프 당선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시장은 흔들렸고, 당시 한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시장안정 목적의 국고채 단순매입(1조5000억원)을 단행했다. 연말로 접어들면서 원/달러 환율은 브렉시트 국면 이후 처음으로 1200원을 넘겼다.

바이든 우세인 현재 대선 판세를 감안할 때 2016년 같이 예상 못 했던 결과로 인한 충격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시장 대체적인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바이든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상원도 민주당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다수기는 하지만 최근 트럼프가 선전하면서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려하는 분위기"며 "지난 미 대선처럼 준비 못 했던 결과에 대한 리스크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위기에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고, 누가 당선되든 선거 불복에 따른 혼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글로벌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EPU)는 지난 7월 303.74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이 후 최고점(2020년 4월, 423.40)에 비해 낮아졌지만,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2016년 12월, 270.90)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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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정책 불확실성 지수. /자료=EPU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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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금센터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이는 트럼프나 바이든 모두 마찬가지 상황"이라며 "(실제로 선거 결과에 불복해) 법적절차에 돌입하고, 그 상황이 장기화되는 경우 시장에 충격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감안할 때 대선 전에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정치적 카드를 꺼내들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우려도 나온다. 미국 국내 문제든, 외교적으로든 정치적 이벤트가 생기면 대선 전에도 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도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수 움직임과 현지 사무소 정보 등을 분석하면서, 미 대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적기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고채 단순매입은 기존에 발표한 일정대로 진행하고, 시장금리가 급변동하는 경우 추가적인 시장안정화 조치를 한다는 원칙도 여전히 유효하다"며 "순서상으로는 계획한 5조원 안에서 날짜를 당겨서 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안정화 조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 선거도 주목…확장적 재정정책 향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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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시나리오별 정책예상. /자료=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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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 의회 선거도 대선 못지않게 중요하다. 미국은 이번 선거를 통해 상원의원의 3분의 1을 새로 뽑는다.

우선 바이든이 대통령이 당선되고 상원에서도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는 경우 위험자산선호 분위기가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당히 큰 규모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현재와 같은 '상원 공화당-하원 민주당'식의 구도가 지속된다면, 단기간내 대대적 정책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 일방주의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면서 무역, 통상 분야 불확실성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한고은 기자 dorem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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