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1일(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 선발등판해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또 기회가 오면 정규시즌 때처럼 던지겠다.”

‘스마일 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 데뷔시즌에 1선발로 나선 포스트시즌에서 아쉬움을 표했다. 김광현은 1일(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 2선승제) 1차전에 선발등판해 3.2이닝 3실점했다. 팀은 7-4로 이겼고, 남은 두 경기에서 1승을 보태면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진출을 확정한다.

단기전 전략으로 ‘이닝 보다 순간’을 강조한 김광현은 1회부터 93마일(약 150㎞)짜리 강속구를 앞세워 샌디에이고 타선과 힘 대결을 펼쳤다. 타선이 1회초 4점을 뽑아준 덕분에 상대적으로 여유를 갖고 마운드에 올랐지만 3회까지 매이닝 한 점씩 내줘 아쉬움을 남겼다. 김광현은 “1회부터 조금 흔들렸다.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의 리드를 따라가지 못해 매 이닝 위기를 겪었다”고 말했다. 제구가 흔들려 소위 반대 투구가 많았고, 심판의 들쑥날쑥한 스트라이크존에도 심리적으로 흔들렸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샌디에이고와 치른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 | AFP연합뉴스

좋게 보면 그때 그때 감정을 풀어내 평정심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공 하나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해 여유가 없다는 것을 상대 벤치에 알려주는 것으로 비치기도 했다. 그래도 상대 타자의 잦은 타임 요청에 마운드를 완전히 벗어나 호흡과 리듬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하는 등 흐름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은 칭찬할 만 하다. 김광현은 “포스트시즌이라서 특별할 건 없다”면서도 “단기전은 (이닝보다) 최대한 막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회 실점하지 않았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지지 않은 점은 다행”이라고 자평했다.

2년전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시스템에 참여한 샌디에이고를 상대한 것도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김광현은 “예전부터 관심을 가져준 구단이라 고마운 마음이 있다”며 “당시 계약을 못했다고 더 열심히 공을 던지려고 생각한건 아니”라며 웃었다. 그는 “와일드카드 시리즈 첫 경기여서 이기고 싶었다. 다음에도 등판 기회가 생기면 최대한 실점하지 않고, 좀 더 여유를 찾아 정규시즌처럼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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