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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법원, 개천절 차량 집회 '조건부 허용'…9개 조건 내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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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추석 연휴 첫날인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관련 '도심 내 집회 금지'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정부는 개천절에 도심 집회가 열릴 경우 신속히 해산절차를 진행하는 등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할 예정이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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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법원이 개천절에 차량을 이용한 소규모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조건부로 허용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성용 부장판사)는 전날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새한국)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경찰의 옥외집회 금지 처분에 대해 집행정지를 결정하면서 총 9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이 결정에 따르면 새한국은 사전에 집회 참가자 목록을 경찰에 제출하고, 명단이 참가자와 동일한지 경찰의 확인을 거쳐야 집회를 열 수 있다.


또 집회 물품을 비대면 방식으로 퀵서비스 등을 이용해 전달해야 하며, 집회 전후 대면 모임이나 접촉을 할 수 없다.


최대 9대로 제한된 집회 차량에는 각각 1명만 탈 수 있고, 어떤 경우에도 창문을 열 수 없으며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차에서 내릴 수 없다. 아울러 집회 도중 다른 차량이 행진 대열에 끼어들면 경찰이 이를 제지하는 조치를 하기 전까지 행진을 계속할 수 없다.


오후 2시에 시작한 집회는 오후 4시에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더라도 해산해야 한다. 경찰과 방역 당국은 새한국 측이 이 같은 조건들을 지키는지 감독하다가 지시에 불응하면 해산을 명령할 수 있다.


집회 참가자들이 준수 사항을 충분히 인식했다는 내용의 각서를 경찰에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도 조건에 포함됐다.


이번 개천절 소규모 차량 시위를 허용한 재판부도 "감염병 확산 또는 교통 방해 우려를 고려했다"며 복잡한 조건을 내세웠다.


다만 재판부는 "경찰이 이번 집회가 대규모 불법 집회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단정하기 어렵고, 집회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상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원천봉쇄하는 것이어서 허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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