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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악의 꽃’ 김지훈 “‘조커’ 호아킨 피닉스 같다는 호평…속으로 짜릿” [MK★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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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김나영 기자

꽃미남 배우 김지훈이 이렇게 무서울 줄 몰랐다.

김지훈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악의 꽃’에서 연쇄살인마 백희성으로 분했다. 백희성은 대학병원장 백만우(손종학 분)와 약사 공미자(남기애 분)의 아들로, 14년 전 사고로 인해 혼수상태로 15년 동안 누워있다가 회복하면서 정체를 드러내는 인물이다.

회복한 뒤 광기를 드러낸 백희성은 연주시 연쇄살인사건의 공범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시청자들에게 반전을 안겼다. 특히 김지훈은 백희성을 완벽하게 소화해 매회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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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훈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빅픽처엔터테인먼트


▶이하 ‘악의 꽃’ 김지훈 일문일답.

Q.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그걸 꼽은 이유는?

“사람들은 아마 명장면으로 휠체어에서 일어나는 신을 꼽는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연기나 연출 뿐 만 아니라 카메라 앵글 편집, 음악적인 부분까지 신의 느낌을 최고조로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근데 그 장면도 좋지만, 전 개인적으로 도현수를 암매장하려다 엄마한테 들키는 장면을 뽑고 싶어요. 뭔가 짧지만 너무나 강렬했어요. 한 신에 주어진 짧은 대사와 상황만으로,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백희성이란 인물에 대해서, 그리고 그 아들이 아무렇지 않게 산사람을 파묻는 걸 지켜보는 엄마 미자의 감정에 대해서 아주 함축적이지만 너무나 강렬하고 세련되게 많은 걸 전달해 주는 신이었다고 생각해요. 엄마가 아들을 칼로 찌른다는 상황 자체도 강렬하지만 무언가 세한 분위기가 너무도 매력적인 장면이에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있다면.

“명대사는 제가 하나만 뽑기가 너무 어렵네요. 댓글에서 가장 많이 언급했던 대사를 뽑아보자면 ‘죽일려면 그냥 죽여 이 사이코패스ㅇㅇ아’인 거 같네요. 누가 봐도 사이코패스인 백희성 입에서 그런 대사가 나온다는 아이러니함이 꽤나 인상적이었던 거 같아요. 근데 그 대사는 사실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애드립이었어요. 원래는 그냥 ‘죽일려면 그냥죽여 이 미친놈아’ 라는 대사였는데 도현수의 처절한 분노에 겁을 먹고 도망가다 보니까 또 준기 배우의 서늘한 연기에 호흡하다 보니까 리허설 중에 그 대사가 절로 튀어나오더라고요. 현장에서도 그 장면에선 뭔가 백희성의 상황이 짠하면서 아이러니하게 웃기기도 하고 다양한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것 같다는 반응이었고 다행히 준기 배우도 굉장히 맘에 들어하고 감독님께서도 느낌이 좋다고 하셔서 그렇게 바꿔서 촬영을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방송후의 임팩트가 셌던 것 같아서 저도 개인적으로 손 꼽는 대사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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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빅픽처엔터테인먼트


Q. ‘악의 꽃’ 이준기와 호흡이 어땠나요?

“준기 배우와의 호흡은 같이 연기하는 거 자체가 굉장히 즐거운 작업이었죠. 진심으로 연기하는 사람끼리는 말로 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거든요. 워낙 성실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과 집념이 넘치는 배우이기 때문에, 함께 연기하는 순간순간 너무나 즐거웠죠. 몸은 힘들어도 정신은 행복한 것,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느낄 수 있는 거라 생각하는데, 같이 연기하는 동안에는 저도 준기배우도 같은 마음이었을 거라 생각해요. 더군다나 자기 연기만 챙기기도 쉽지 않을 텐데, 주연배우로서 현장을 이끄는 분위기와 리더십을 보고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어요. 그 긴 시간동안 최고의 자리에 있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 일텐데 가까이서 작업을 해보니 너무나 납득이 가더라구요. 누구보다 섬세하고 열정적이면서 한번 자기 이름을 걸고 작품을 맡으면 정말 모든 걸 다 쏟아 부어요.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친구에요. 원래부터 친분은 있었지만, 함께 작업을 하고 나니, 진심으로 리스펙트 하게 되었습니다.”

Q. 아빠, 엄마 역으로 출연한 배우 손종학과 남기애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두 분 다 연기할 때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몰입하시기 때문에 함께 연기하면서 기운을 많이 받을 수 있었죠. 특히 미자(남기애 분) 선배님 같은 경우에는, 연기하다 보니 너무나 몰입을 하셔서 감독님이 ‘오케이’ 외친 이후에도 한참을 감정이 진정이 안되시는 경우가 많았어요.

희성이를 찌르는 장면도 그랬고, 가정부를 죽이고 온 희성이를 보며 끔찍해하는 장면에서도 그랬고 드라마상 미자의 상황에 너무 실제처럼 몰입을 하시더라고요. 덕분에 제 연기도 에너지를 많이 받았죠. 어머니가 너무 실감나게 연기를 해주셔서 백희성이 더 무섭고 소름끼치게 보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만우(손종학 분) 선배님과의 마지막 신은 정말 뭔가 굉장히 뭉클했는데, 그냥 아버지 얼굴만 보고 있는데도 너무 짠하고 시큰한 감정이 올라오더라구요. 덕분에 마지막에는 희성이도 좀 더 인간적으로 보여질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지금 돌이켜 보니 한 분 한 분 너무 소중했고 행복한 촬영 현장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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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빅픽처엔터테인먼트


Q. ‘악의 꽃’을 통해 정말 많은 호평을 받았다. 호평을 받은 이유를 꼽자면?

“많은 사랑을 받았죠. 너무나 감사하고요. 근데 그런 평가들이 기분은 좋지만, 스스로 그걸 인정하고 만족해하지는 않으려고요. 백희성 역할이 꽤 파격적이긴 했지만, 아직 저는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들이 더 많이 있거든요. 앞으로 매 작품 새로운 인생캐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예요.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일단 운 좋게도 너무 훌륭한 팀을 만나서인 것 같아요. 일단 기획부터가 참신했었고 또 예상을 허락지 않는 탄탄한 대본에 그 대본을 120프로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시는 연출력, 거기에 영화같은 화명을 만들어 주시는 촬영과 조명, 모든 장면과 인물들에게 숨을 불어 넣어 주시는 음악 편집, 미술 분장에 이르기 까지, 너무나 훌륭한 분들이 모여서 정말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할 수 밖에요. 그리고 백희성이라는 역할도 자체도 기존 드라마에서 봐왔던 악역들과 차별화되는 지점들이 새롭게 느껴졌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거 아닐까요.”

Q. 히스 레저의 다크나이트와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가 떠올랐다는 평도 많은데, 이런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짜릿했던 순간은 촬영하고 나서 촬영감독님이 진심으로 좋은 얘기를 해주실 때 엄청 기분이 좋더라고요. 찍으면서 모니터를 할 수 있을만한 여유는 없으니까 최선을 다하고도 불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았는데, 누구보다 가까이서 제 연기를 담아내신 촬영감독님이 촬영 후에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얘기해주시면 그게 그렇게 힘이 되고 기분이 좋더라고요. 한 번은 정말 진지하게 ‘이번 신에서는 뭔가 호아킨 피닉스 같은 느낌이었다’ 이렇게 얘기를 해주셨는데 말도 안 되는 비교라는 거 알지만 잠깐이라도 너무나 훌륭한 배우와 비교가 되니 가당치도 않은 얘기인 거 알면서도 속으로는 짜릿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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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빅픽처엔터테인먼트


Q. 액션신도 많았는데 힘들진 않았는지.

“평소 운동도 꾸준히 하고 몸을 쓰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그리고 상대인 준기배우도 워낙 몸을 잘 쓰고 액션을 잘하는 배우라 힘들기 보다는 즐겁게 촬영했어요. 물론 촬영할 때 몸을 사리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저기 까지고 멍든 곳도 많고, 절벽에서도 너무 위험해 보인다고 사람들이 많이 걱정해주시긴 했지만, 저에겐 아주 흥미진진한 촬영이었죠. 개인적으로 힘든 걸로 따지면 액션 신보다는 집중해서 감정 신을 만들어가는게 더 힘들게 느껴지네요.”

Q. 작품을 끝마치고 김지훈에게 ‘악의 꽃’은 어떤 의미인지.

“오랫동안 고정된 이미지 안에 갇혀있던 저를 그 바깥으로 꺼내어준 고마운 친구. 그리고 사람들이 김지훈라는 배우에게 전혀 기대하지도 않고 예상하지도 않았던 모습을 발견하게 해준 고마운 친구.”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추후 어떤 역할에 도전하고 싶은지, 또 앞으로 계획은?

“일단은 다음 작품을 신중하게 잘 결정해야 하겠죠. 저 스스로도 즐겁게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을 잘 선택해서 또 멋진 역할을 만들어 내고 싶어요. 배우로서 목표는,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계속해서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기대감 다음으로는 궁금증을 가지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고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에게 좋은 메시지와 가치관을 전달하는 선한 영향력을 지닌 배우가 되고 싶어요.”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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