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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다쳤다고 해도 안 놀라워” 류현진 숙제, 142㎞로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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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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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선수와 구단은 부인했지만, “뭔가 몸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그만큼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등판이 끝났다. 류현진(33·토론토)의 올 시즌은 여기서 끝났지만, 구속에 대한 숙제는 남았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최악의 결과로 팀의 탈락을 막지 못했다. 1회에만 4개의 안타를 맞는 등 초반부터 고전한 끝에 1⅔이닝 동안 8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7실점(3자책점)의 최악투로 고개를 숙였다.

한 판만 지면 팀의 시즌이 끝나는 상황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을까. 류현진을 철저하게 연구하고 나온 탬파베이 타자들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간 반면 류현진은 특유의 정교한 제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이날은 구속조차 평소보다 더 떨어졌다. 결국 실투까지 겹치며 홈런 두 방을 얻어맞는 게 결정적인 패착이 됐다.

등판이 끝난 뒤 휴스턴과 시애틀의 스카우트 출신으로 포브스에 칼럼을 기고하는 버니 플레스코프는 “토론토의 류현진이 오늘 탬파베이에 난타를 당했다. 그가 어떤 식으로든 부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평소와는 뭔가 달랐다는 것이다. 그는 “나는 류현진을 믿어왔지만 그는 건강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있다. 다치지는 않았기를 바란다. 단지 나쁜 등판이었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후 ‘토론토 선’은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90.7마일(146㎞)이었으나 (패스트볼) 평균은 88.4마일(142.3㎞)에 그쳤다. 커터는 86.7마일(139.5㎞)이 최고였고 평균은 84.9마일(136.6㎞)이었다. 구속이 떨어진 것은 그의 체인지업 효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체인지업을 8구 던졌지만 헛스윙은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구속이 어느 정도는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류현진은 어깨 부상 이후 95마일의 구속을 잃었다. 지난해 평균구속은 90.6마일(145.8㎞)이었다. 그런데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89.6마일(144.2㎞)로 1마일이 떨어졌고, 이날 등판에서는 88.4마일까지 더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88.4마일의 평균구속으로는 아무리 제구가 좋아도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암시하는 한 판이기도 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선수들이 몸 관리에 애를 먹었다. 류현진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준비를 할 내년에는 어느 정도의 구속이 스피드건에 찍힐지 관심사다. 2019년 수준으로만 올라가도 류현진은 충분한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 수준이라면 쉽지 않은 시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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