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상관의 폭언·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김홍영 검사의 부모와 함께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을 방문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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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고(故) 김홍영 검사의 부모와 함께 김 검사가 근무했던 서울남부지검을 찾아 그를 기리는 명패를 설치했다.
추 장관은 8일 오전 10시45분쯤 김 검사 부모와 함께 남부지검에 도착했다.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김 검사 부모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 뒤 남부지검 화단에 심어진 추모나무 앞으로 이동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검사의 희생을 법무·검찰이 잊지 않기 위해 천년을 산다는 주목을 추모나무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주목나무 곁에는 '故김홍영 검사 추모, 당신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적힌 작은 비석이 세워졌다.
남부지검 현관에는 김 검사를 기리기 위한 명패도 걸렸다. 명패엔 김 검사의 사진과 정호승 시인의 시 '봄길' 일부가 담겼다. '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내용이다.
추 장관과 김 검사 부모는 김 검사가 근무했던 사무실에서 추모의 시간을 가진 후 차를 마시며 30분 정도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전날(7일) 추 장관은 이번 방문에 대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추 장관은 지난달 30일 남부지검을 방문한 후 자신의 SNS를 통해 "검찰의 권력화가 빚은 비뚤어진 조직문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대참회에 이어 인식과 태도에 대전환이 없다면 제2·3의 김홍영 비극은 계속될 것"이라며 검찰개혁을 거듭 강조했다.
이 소식을 접한 조 전 장관은 곧바로 "제가 지키지 못한 약속을 대신 실행해주시는 추미애 장관님, 대단히 감사하다"며 "이를 계기로 검찰의 조직문화가 바뀌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남부지검에서 근무하던 김 검사는 2016년 5월1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김 검사가 상사의 폭언과 폭행으로 '죽고 싶다' 등의 메시지를 지인들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당시 대검 감찰본부는 감찰에 나선 결과 김대현 전 부장검사에 대한 해임을 청구했다. 법무부는 검사징계위원회를 열고 2016년 8월 김 전 부장검사의 해임을 의결했다. 해임처분은 행정소송을 거쳐 지난 3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12월부터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징계법상 해임은 최고 수준의 징계로 변호사 개업이 3년간 제한된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지난해 11월 김 검사에게 수차례 폭언·폭행을 한 김 전 부장검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변필건)는 지난달 29일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첫 조사를 진행했다.
한편 김 검사 유족 측이 신청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오는 1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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