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장관 "김 검사 죽음 헛되지 않도록 기억하겠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에서 네번째)이 8일 상관의 폭언·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김홍영 검사의 부모와 함께 고인의 근무지었던 양천구 소재 서울남부지검을 방문해 함께 자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고(故) 김홍영 검사(사법연수원 41기) 부모와 함께 고인이 생전에 근무한 양천구 소재 서울남부지검을 찾았다. 김 검사를 추모하는 나무를 심고 그를 기리는 명패와 비석도 설치했다.
추 장관은 8일 오전 11시쯤 남부지검 앞마당에서 김 검사 부모를 맞이했다. 서울남부지검장과 법무부 인권국장 등 법무·검찰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남부지검 앞 화단엔 추모나무가 심어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 검사 희생을 법무·검찰이 잊지 않기 위해 천 년을 산다는 주목을 추모나무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나무 곁엔 '당신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적힌 작은 비석을 세웠다. 김 검사 부모는 아들 이름이 적힌 비석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수차례 어루만졌다.
남부지검 현관엔 김 검사를 기리는 명패도 걸렸다. 김 검사 부친이 남부지검에 아들 흔적을 남겨달라는 소망을 전하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추모명패를 붙이겠다고 약속한 것을 추 장관이 이행한 것이다.
직원용 엘리베이터 옆에 액자 형식으로 걸린 명패엔 김 검사 사진과 정호승 시인의 시 '봄길' 일부가 담겼다. '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있다/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구절이다.
추 장관과 김 검사 부모는 그가 근무했던 사무실을 찾아 추모하고, 검사장실에서 30분가량 차담회를 하며 고인을 기렸다.
김 검사 부모는 "추모패 글이 우리 마음과 똑같다. 가슴에 맺힌 부분이 풀어져 앞으로는 자주 웃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한국문화에선 자식이 부모 두고 먼저 가는 것은 나쁜 일이라는데 이렇게 국민들에게 좋은 가치로 남겨줘 감사하다"고 했다.
추 장관은 "김 검사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기억하겠다. 김 검사가 하늘나라에서 '부모님과 법무검찰이 사회 변화를 촉구하려는 내 뜻을 이해해주는구나' 생각할 것"이라며 동갑인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눈물 흘리며 위로했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추 장관은 행사 전후 추도행사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엔 답변하지 않았다. 지난 추석 연휴 홀로 남부지검을 찾아 고인을 추모한 추 장관은 당시엔 '검찰 조직문화 대전환'을 언급하며 검찰개혁을 거듭 강조했다.
김 검사는 2016년 5월 남부지검 근무 중 '물건을 팔지 못하는 영업사원들 심정이 이렇겠지' 등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서른셋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대검찰청 감찰 조사에서 상관이었던 김대현 부장검사(27기)가 상습 폭언 등을 한 사실이 드러났고 법무부는 같은해 8월 그를 해임했다.
김 검사 유족 측은 지난달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신청이 받아들여져 심의위 현안위원회는 오는 16일 오후 2시 열린다.
한편 조 전 장관에 대한 허위 의혹을 제기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유튜버 우종창(63) 씨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게 됐다.
재판부는 우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우씨가 제보받았다고 주장하면서 공개한 내용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공적 사안에 관한 것"이라며 형량을 낮췄다.
또 "우씨가 방송을 내보내 개인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거나 피해자(조 전 장관)에 대한 사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범행하지는 않았다"며 "방송에서 제보 내용을 확정적으로 진실로 단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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