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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미국 흑인 사망

임신 9개월 흑인 여성도 찍어누른 美경찰 "무릎에 힘 안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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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임신 9개월차인 데자 스털링스가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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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찰이 체포 과정에서 임신 9개월 흑인 여성의 등을 무릎으로 누른 사실이 알려지며 또다시 대규모 집회가 벌어지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이 보도했다.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경찰이 발표한 입장문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49분쯤, 캔자스시티의 한 주유소에서 일어났다. ‘15~20명쯤 되는 사람들이 주유소와 편의점 앞에서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실제로 경찰이 공개한 사건 당시 주유소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는 십수 명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밀치고 있는 장면이 확인됐다.

몇 분 뒤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은 이들에게 주유소를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한 흑인 남성이 이를 거부하고 나서자 경찰은 체포를 시도했고, 무리는 경찰을 막아서며 저항했다. 남성은 도망치려 했으나 이내 넘어졌다.

임신 9개월차인 데자 스털링스(25)는 남자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 경찰은 스털링스를 밀친 뒤 남성을 체포했다. 체포를 방해한 이들도 줄줄이 쇠고랑을 찼다. 경찰은 입장문에서 “스털링스가 체포에 물리적으로 저항했으며, 현장 경찰관은 체포를 위해 그를 땅에 눕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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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당시 촬영된 주유소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 일부. 캔자스시티 경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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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중 한 명에 의해 촬영된 사건 당시 영상에서 스털링스는 땅을 본 채 눕혀져 있다. 한 경찰관은 스털링스의 등과 엉덩이를 무릎으로 누르며 수갑을 채우고, 스털링스는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요청한다. 경찰은 “스털링스를 체포한 경찰관은 다리에 힘을 주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주변인들이 “임신한 여성”이라고 소리치자 경찰은 스털링스를 다시 다시 앞으로 눕히고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옮겼다. 스털링스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풀려났다.

이후 SNS에 경찰의 체포 영상이 널리 퍼지며 다시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불거졌다. 스털링스의 변호를 맡은 스테이시 쇼 변호사는 “궁금한 건 이 경찰관이 왜 임신 여성에게 돌진해 등을 무릎으로 눌렀는지”라며 “경찰은 그들이 스털링스에게 떠나라고 요청하고, 그가 다른 사람을 구하려 했다는 이유로 거구의 백인 남성 경찰관이 9개월 차 임신 여성에게 돌진해 그의 팔을 꺾고 등을 무릎으로 누르는 것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질타했다. 쇼 변호사는 스털링스가 등에 큰 멍이 생겼으며, 신경 이상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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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경찰 과잉진압 비판 집회 모습. AP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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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캔자스시티 등에서는 경찰 책임자의 사임 및 경찰 예산 50% 사감을 주장하는 항의 집회가 닷새 넘게 이어지고 있다. 캔자스시티 경찰은 “경찰서장은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조사를 해봐야 관련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있다”고 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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