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정말 무섭게도 검찰개혁 발언을 했거나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당사자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다. 지난해 검찰개혁을 천명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에 대해 쏟아진 의혹 제기를 비롯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가족에 대해 쏟아진 의혹도 같은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올해 1월 3일 자유한국당은 추 장관이 아들 병역과 관련해 외압을 행사했다며 고발했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은 상급부대 장교가 당직사령실로 와서 '직접 처리하겠다'고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은 1월부터 9월까지 최초 발화자인 현모씨를 비롯해 군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했다. 이 기간에 수사는 순조롭게 진행됐고 대검찰청 보고도 정기적으로 이뤄졌다. 정치권 의혹 제기도 잠잠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중순 이 사건은 갑작스럽게 언론 지면을 장식하기 시작한다. 앞서 1~2월에 이미 나왔던 보도들도 재탕됐다. 재탕 보도 중에는 '단독'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것도 있다.
특히 보도나 야당 정치인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주장은 6월 25일을 전후로 몰려있다. 이날은 법무부가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직접 감찰하겠다고 밝힌 날이다.
정치권 공방이 거세지자 동부지검 수사팀은 그간 수사 결과를 종합해 대검에 보고한다. 추 장관 아들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혐의점이 없다는 게 결론이었다.
그러자 대검에서는 "사건을 좀 더 가지고 있어 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대검이 당시 수사팀 보고를 반려한 정황이 포착된다.
공교롭게도 6월 말~7월 초를 전후해 정치권을 시끄럽던 하던 '추 장관 아들 관련 의혹'은 거짓말처럼 잠잠해져졌다.
추 장관 아들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지난 8월 27일이다. 이날은 법무부가 검찰 중간간부·평검사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한 날이다.
같은 날 김도읍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추 장관 아들에게 "복귀하지 않았다, 어디냐"고 물었다는 당직사병 현씨의 3분 30초 분량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9월 1일 신원식 미래통합당 의원은 당시 추 장관 의원 측 보좌관이 군에 전화해 휴가 연장을 요청했다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실제로 이 녹취록은 추 장관 보좌관이 아닌 신 의원 보좌관 녹취록이다.
지난 9월 28일 동부지검 불기소 처분에도 국민의힘 등 정치권에서는 7일 국정감사 시작과 동시에 추 장관 아들 서모씨와 관련된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나섰다. 수사팀에 추 장관 출신 대학인 한양대학교 후배가 투입됐다거나 당직사병 현씨 측이 동부지검 '전문공보관'과 통화한 녹취록을 공개하는 등 끝없는 꼬투리 잡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이든 언론이든 의혹이 있다면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문제를 공론화하면 된다. 그러나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이른바 아니면 말고 식 주장은 '마타도어'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비난이 나오는 이유는 현시점에서 나오는 의혹 제기들이 대체로 이미 보도가 됐거나, 검찰 수사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부분이어서다.
대표적으로 서씨 휴가 연장 불허를 낯선 대위가 뒤집었다거나, '병장회의'를 통해 휴가를 막았다는 내용은 이미 5월 전후로 보도됐다.
이같은 사례는 또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수처 설치 등을 언급하자 다음 날 이 대표가 옵티머스 관련 기업인 '트러스트올'에서 복합기를 대여하고 이용료는 내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공수처 설치와 공정경제 3법·이해충돌방지법 처리를 늦출 수 없는 시기가 다가온다"며 입법과제 완수를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주민철)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등이 로비를 했다는 내부 관계자 진술을 비롯해 정·관계 인사들 이름과 직책이 적힌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 일선청을, 22일 대검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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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aehyun1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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