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보 4단계로 격상…식당·카페 실내영업 금지
마스크 의무화는 아직…학교 수업·종교 모임 허가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한 번화가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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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트호번=뉴스1) 차현정 통신원 = 네덜란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13일 기준 네덜란드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7393명 늘어난 18만8876명, 누적 사망자는 6631명으로 집계됐다. 10월 7~13일 한 주에만 사망자 150명이 추가됐고 452명이 입원했다.
이에 13일 오후 7시(현지시간) 마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와 위고 데 용헤 보건부 장관은 코로나19 경보 단계를 14일 오후 10시를 기점으로 최고치인 4단계로 격상하고 부분적 봉쇄조치를 골자로 한 긴급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4단계 부분 봉쇄는 전면 봉쇄(lockdown)의 바로 전 단계다. 기존의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와 모임 제한으로는 현재의 코로나19 확산세를 막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뤼테 총리는 4주간 4단계 부분 봉쇄를 실시하고 2주 후에도 사망자 및 감염자 수에 현저한 변화가 보이지 않을 경우 전면 봉쇄가 실시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술집에서 시민들이 봉쇄 전 마지막 순간을 즐기고 있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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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식당, 커피숍 실내 영업 금지
4단계 격상에 따라 가장 큰 감염 요인으로 지적돼왔던 식당과 커피숍은 실내 취식이 금지되고 포장만 가능하게 된다. 또 오후 8시 이후부터 오전 7시까지 술과 음료 판매, 배달 및 공공장소에서 섭취가 제한된다.
소매점은 오후 8시까지만 운영하고 슈퍼마켓은 더 늦은 시간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지만 실내에 인원이 많아진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상점 일부 또는 전체 폐쇄를 고려 중이다.
네덜란드 벨트호벤에서 30년 넘게 식당을 운영 중인 프란치스코는 "네덜란드는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배달로만 음식을 판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테이크아웃(포장판매)으로 판매를 돌려보겠지만, 현재로서는 정부의 조치가 과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지난 봉쇄 기간을 거치며 금전적 손실이 막대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실내 인원은 최대 30명까지, 한 가정의 방문 인원은 최대 3명으로 제한된다. 뤼테 총리는 특히 생일 파티나 가족 간의 모임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다음주부터 사실상 전국적으로 가을 방학과 연말 여행이 시작되는 가운데 4단계 부분 봉쇄조치가 내려지면서 네덜란드인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네덜란드 고등학생들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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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 경기 제한…학교 수업과 종교 모임은 허가
스포츠 활동은 1.5m 거리 유지를 전제로 실시하되 경기나 시합은 금지된다. 하지만 18세 미만 유소년은 경기 및 시합을 포함한 모든 팀 운동이 가능하다.
이는 네덜란드에서는 코로나 감염이 노년층 및 기저질환자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만큼 굳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저해하는 학교 봉쇄 및 방과 후 운동 수업 등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종교 모임은 사전에 등록된 참가자의 건강 상태 확인을 조건으로 모임의 자유가 허락됐다. 사실상 헌법에 명시된 종교의 자유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달 대형 교회 여러 곳에서 각 600명 이상의 교인이 모여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합창했던 사례가 알려져 국회의원들이 질타하기도 했다.
일부 네덜란드 시민들이 마스크 없이 쇼핑가를 지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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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면 봉쇄 기로에 놓였지만 마스크 의무화는 아직도 '고려 중'
네덜란드 거주 한인 사회는 사안이 심각한데도 왜 아직 마스크 착용에 대한 강력한 의무화 조치가 없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사실상 전면 봉쇄 직전의 기로에 몰린 네덜란드지만 마스크 착용은 아직도 권고사항일 뿐 의무사항이 아니다. 지난 9월 설문 조사에 따르면 65% 이상의 국민들이 현재의 '권고' 수준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로 희망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네덜란드 보건부 장관은 "마스크 착용에 대한 지침을 마련 중이며, 법적 검토 중이다"고 일축했다.
네덜란드는 지난 3월 뤼테 총리가 '집단 면역'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내자고 발표하는가 하면 정부 내 코로나19 대책 부서가 여러 차례 마스크 착용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히는 등 초기 대응에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연일 최고치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사망자 수도 치솟으면서 주변 유럽 국가들이 네덜란드를 코로나19 위험 적색 경보 국가로 지정함에 따라 마스크 무용론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있다.
마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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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권 10년차 뤼테 총리, 코로나 재확산 사태에도 지지율 65% 이상
코로나19가 사실상 네덜란드 전역을 다시 덮치며 많은 변화와 어려움이 전망되지만, 네덜란드 국민들은 대부분 뤼테 총리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고 있다. 뤼테 총리는 지난 14일 집권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9월 전국 여론조사에서 정부의 코로나19 정책 신뢰도에 대해 7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10월 초 조사에서는 65%의 긍정적 답변이 나왔다.
현지 매체 NOS 어린이 뉴스 채널 유드저널에서 네덜란드 전역의 어린이 시청자 729명으로부터 뤼테 총리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정부를 신뢰한다고 대답했다.
chahjli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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