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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대한항공, 효자화물 덕에 3분기 나홀로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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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400억원 안팎 흑자전망…코로나 속 2분기 연속 선방

화물운임 하락세에 장기수익성 불확실…백신수송 준비 박차

뉴스1

개조작업이 완료된 대한항공 보잉 777-300ER 내부에 화물을 적재하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2020.9.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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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대한항공이 2분기 14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국제선 부문 매출이 전년대비 약 90%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화물수요 및 운임이 급등하고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18일 증권사별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3분기 약 300억~4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964억원) 대비로는 절반 이상 급감했지만, 경쟁사들이 줄줄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며 생존의 위기를 겪는 것에 비하면 선방한 실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지난 2분기엔 화물 수송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깜짝 실적'(영업이익 1151억원)을 거뒀지만 3분기엔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 영향으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도 3분기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사업부 매각 등 자구책을 이행하며 비교적 잘 버티고 있다는 평가다. 항공업계가 코로나19로 구조조정을 겪은 뒤에는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한항공이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주요인은 화물이다. 마스크, 방호복 등 ‘K-방역’ 관련 품목뿐 아니라 일반 화물의 수출 회복으로 화물수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코로나19 초기 방역 물자, 진단키트 등에 치우쳤던 화물 종류도 Δ반도체 Δ기계류 Δ바이오헬스 Δ농수산물 Δ가공식품 등으로 다양화했다.

여기에 화물운임은 여전히 평년대비 높은 수준을, 항공 유가는 낮은 수준을 각각 유지했다. 3분기 화물운임은 예년에 비해 2~3배 이상 치솟기도 한 지난 5월보다 하락했지만, 전년대비로는 43.0% 상승했다.

이에 힘입어 대한항공 3분기 화물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약 75% 증가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분석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항공사들의 여객기 운항 축소로 화물기 운용 항공사에게 화물이 몰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한항공은 중국과 인접한 인천공항의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시장컨센서스를 33.8%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화물운임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대한항공도 장기적인 수익성은 불확실하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주력 사업인 국제선 여객 수요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선 경쟁도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단기간 내 여객수요 회복은 힘들 것으로 보고 수익성 개선 효과를 높이기 위해 화물 수송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엔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거쳐 코로나19로 멈춰선 여객기(보잉777-300ER 기종) 중 2대를 화물 수송이 가능한 항공기로 개조해 인천발 미국행 화물전용기로 운용하고 있다.

뉴스1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함께 급증할 항공 운송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화물사업본부 내에 백신 수송 업무 전반에 걸쳐 필요한 사항들을 준비하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백신 등의 의약품을 실은 특수 컨테이너가 이동하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2020.10.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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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아울러 빠르면 연말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는 코로나19 백신의 항공 운송 준비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화물사업본부 내 화물영업 및 특수 화물 운송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백신의 수송 전반에 걸쳐 필요한 사항들을 준비 중이다.

백신 특성상 품질유지 및 긴급성이 필요한 만큼 항공 운송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제대응에 나선 것이다.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백신 화물 운송시장에 참가할 수 있는 경쟁자가 제한적인 상황이어서 수혜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앞서 지난해 6월 IATA로부터 의약품 운송을 위한 자격인 'CEIV Pharma'를 취득한 바 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빠르면 올해 4분기부터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해 항공화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백신보급에 있어 일부 물량만 항공편으로 국제 이동이 이뤄진다고 가정하더라도 약 1600편의 추가 항공화물 수요가 생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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