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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45조 사들인 '동학개미' 힘빠졌나...거래대금·예탁금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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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자료=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사태로 급락했던 국내 증시를 끌어올린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힘을 잃고 있다. 대주주 양도세 요건 강화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대형 기업들의 IPO(기업공개) 부재 등 투심에 부정적인 소식이 잇따르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투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주주 요건이 정부안대로 3억원으로 낮춰질 경우에는 개인들의 매도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6576억원 어치를 팔아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개인들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코스피에서 45조3536억원을 사들여 증시의 수급 주체로 부상했으나 이달 들어 매수세가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증시에서도 개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352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개인들이 소극적으로 증시에 참여하면서 비중 70%선도 무너졌다. 이달 코스피 매수규모 99조4016억원 중 개인투자자의 매수 규모는 64조4675억원으로 64.86%를 기록하면서 70%대가 무너졌다. 그동안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연속 70% 이상을 차지해왔다. 7월 개인투자자는 217조4464억원을 사들이면서 올해 처음으로 코스피 전체 299조7691억원의 70%를 넘었다. 8월과 9월에도 200조원 이상 매수해 71.55%, 72.01%를 차지하면서 증시를 이끌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낮아지고 있다. 개인 일평균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은 이달 16일 기준 17조7812억원을 기록했다. 정점이었던 지난 8월(24조5592억원)과 지난달(22조8680억원)에 견줘보면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을 가진 투자자예탁금도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4조7018억원을 나타냈다. 지난 9월 4일 정점(63조2582억원) 대비로는 약 8조6000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개인들이 힘을 잃고 있지만 연말까지 상황은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규모가 큰 개인들은 대주주 양도세라는 조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매도세가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 내년부터는 개인 대주주 양도세 금액 기준이 기존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신용융자 잔고 부담과 당국의 대출 규제도 개인들의 매수 여력을 낮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5일 기준 신용융자는 17조3245억원에 달해 역사적 고점에 다달았다. 최근 정부는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등 열풍에 연말까지 신용대출을 월 2조원 한도로 규제한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이 지연되거나 주가 조정이 조금만 장기화 돼도 신용융자 부담이 매도 압력을 높일 수 있다"면서 "지난 2018년 이후 가계 신용대출과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가 유사하게 움직인 만큼, 대출 규제는 개인들의 주식 매수 여력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이후 새로운 대형 IPO가 없다는 점도 증시 투자 매력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개인의 매도세는 글로벌 주식시장 조정과 증시 상승 동력 부족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연말이 될수록 개인들의 유동성이 시장을 떠받히기에는 부담스러운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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