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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요양병원 확진자 속출해 차마…” 순천시, 부산에 구상권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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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당초 부산 북구에 “자가격리 부실 구상권” 방침



부산 북구서 확진자 73명 속출…구상권 보류



부산시 북구에 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자가격리 이탈 책임을 묻겠다며 지방자치단체 간 구상권 청구 방침을 밝혔던 전남 순천시가 사실상 무기한 보류를 택했다. 부산시 북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수십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는 와중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중앙일보

지난 8월 24일 전남 순천시 보건소 직원들이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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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이탈 책임 놓고 지자체 갈등



19일 순천시에 따르면 부산 383번 확진자 A씨가 순천에 방문한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행정력·예산 소모에 대한 검토 작업이 보류됐다. A씨는 자가격리 대상인데도 지난달 16일부터 19일까지 순천의 한 장례식장에서 4일간 머물러 코로나19와 관련한 행정력 및 예산을 낭비했다는 논란을 빚어왔다.

당시 부산시 북구보건소는 지난달 17일 A씨에게 자가격리 대상자라고 통보했지만, 순천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 순천시는 지난달 21일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야 방문 사실을 알게 됐고 밀접 접촉자 205명에 대한 진단검사와 방역작업을 벌였다.

코로나19 확진자 1명당 비용에 대해서는 ▶접촉자 최소 검사비용 7만원 ▶긴급 자가격리 생활지원비(2인 가구 기준) 77만4000원 ▶코로나19 확진자 1명당 치료비 837만원 ▶역학조사·검체 채취·치료인력 투입 등이 발생한다는 타 지자체(광주광역시)의 사례 분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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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시 북구 코로나19 확진자가 머문 순천 장례식장.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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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우리도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는데…”



이후 순천시는 “부산시 북구가 자가격리 관리를 부실하게 해 예상치 못한 행정력·예산 손실을 가져왔다”며 지자체 간 구상권 청구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 13일부터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에서 총 7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자 순천시 안팎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부산 북구가 코로나19 확산세 수습에 매달리는 와중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동정론이 나와서다. 앞서 순천시는 지난 8월 19일부터 9월 5일까지 6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방역에 비상이 걸린 바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부산 북구에서 수십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는데 같은 지자체끼리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은 순천시도 부담”이라며 “구상권 청구 방침을 철회하기로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추진되는 상황도 없다”고 말했다.



순천지역 추가 확진자 ‘0명’ 영향도



A씨가 머물렀던 순천 장례식장을 찾은 밀접 접촉자 205명은 모두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상주와 조문객 등이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한 덕분에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게 순천시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순천시는 자가격리 수칙을 위반한 A씨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A씨에 대한 구상권 청구는 순천시 차원에서 종합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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