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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5나노 도입한 아이폰12 두뇌 'A14', 전작보다 그래픽성능 떨어졌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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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하드웨어 몰아넣은 최신칩 테스트해보니 성능 기대이하"
전문가들 "AI 연산에 특화된 칩, 뉴럴엔진 성능도 지켜봐야"

애플이 자사 제품 최초로 5나노 반도체 공정을 적용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14 바이오닉'의 벤치마크 결과가 하나둘씩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칩 성능 평가 사이트인 안투투 벤치마크의 테스트 결과 A14 바이오닉의 성능이 기대보다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의 경우 아이폰11 프로에 탑재된 'A13 바이오닉'보다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역할을 하는 칩이다.

19일 해외 IT매체인 폰아레나 등에 따르면 안투투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애플 아이폰12에 탑재된 A14 바이오닉의 CPU 성능이 전작보다 약 20% 향상됐지만, GPU 성능은 오히려 6.6% 수준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아이폰의 차세대 모바일 칩셋 GPU 성능이 전작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앞서 아이폰12 제품 공개 행사에서 A14 바이오닉을 소개하며 CPU 성능이 아이폰11 시리즈에 탑재했던 A13 바이오닉보다 CPU 성능이 20%, GPU 성능 역시 최대 50% 빠르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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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13일(현지시간) 초고속 이동통신 서비스인 5세대 이동통신(5G)을 지원하는 신형 '아이폰12' 시리즈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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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A14 바이오닉을 탑재한 아이패드 에어4와 아이폰12에 탑재된 칩셋의 성능에도 차이가 난다.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아이패드 에어4에 탑재된 A14 바이오닉이 아이폰12보다 CPU 성능이 9.5% 높았으며, 그래픽 성능의 경우 30% 수준 웃도는 것으로 측정됐다.

반도체업계에서는 같은 칩 간에도 이같은 성능 차이를 둔 것은 배터리 과열을 막기 위해 아이폰12에 탑재된 A14 바이오닉의 성능을 제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반도체 공정이 5나노로 더 정교해졌고, A14 칩셋 구성 내에 인공지능 기능을 담당하는 뉴럴엔진 영역이 커지면서 일반 연산, 그래픽 연산보다는 AI 기능에 더 집중해 이같은 차이가 발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에 따르면 A14 바이오닉은 처음으로 적용된 5나노 공정에 힘입어 전작인 A13 바이오닉보다 약 40% 늘어난 118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장착한 헥사(6)코어 CPU로 구성됐다. 통상 PC용 CPU보다 작은만큼 트랜지스터 숫자도 적은 모바일 CPU의 한계를 깰 것이라는 기대를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가령 최근 '국민 CPU'로 불릴 정도로 널리 보급된 PC용 CPU 라이젠5 3600나 그 상위 제품군보다도 집적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CPU의 경우 트랜지스터의 숫자가 많아질수록 논리회로가 늘어나기 때문에 초당 연산하는 숫자가 늘어나서 성능이 향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소자의 크기나 회로 선폭이 미세해 지면 요구하는 전류 소모량도 적어지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 최대의 ‘적’인 발열도 적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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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12, 아이패드 에어4에 탑재된 모바일 칩셋 A14 바이오닉 구성도. /애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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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애플 A14 바이오닉은 최신 반도체 공정에 따른 트랜지스터 숫자와 집적도는 '역대급'이지만 정작 명시된 성능 향상폭은 그리 크지 않아서 반도체 업계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A14 바이오닉의 연산 성능, 그래픽 성능 향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앞서 일부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는 퀄컴의 최신 모바일 칩셋인 스냅드래곤 875와의 비교에서 A14 바이오닉이 오히려 밀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같은 벤치마크 결과가 애플의 새로운 OS(운영체계) 전략에 따른 '의도된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제 애플이 공개한 A14 바이오닉의 칩셋 구성 이미지에서 연산, 그래픽 성능보다는 AI 기능을 담당하는 뉴럴엔진의 비중이 거의 두 배 수준 커졌기 때문이다. A14 바이오닉의 칩셋 구조를 보면 뉴럴엔진 칩을 이전의 8코어에서 16코어로 두 배로 늘린 것이 확인됐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우선 벤치마크 결과 하나로 평가하기에 최근 들어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앱의 기능이 복잡화됐다.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앱뿐만 아니라 추론모델, 이미지 인식, 생체인식 등에서 A14 바이오닉에 적용된 뉴럴엔진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도 평가해야한다"며 "또 (아이폰 운영체계인)iOS에서 거대한 파일 변환이나 대규모 멀티 게임 등과 같은 특정한 작업 상황에서의 A14 성능을 확인해보고 평가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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