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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SK하이닉스, 美반도체 상징 '인텔' 낸드 사업 인수(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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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규모 10조3100억원…中 다롄공장 및 인력 포함

2025년 M&A 종료…이석희 사장 "낸드도 경쟁력 확보"

뉴스1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하이닉스 분당사무소의 모습./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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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SK하이닉스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한다. 인텔은 매출액 기준 세계 1위 반도체 업체로 미국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이번 인수합병(M&A)은 시스템 반도체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려는 인텔과 D램에 비해 상대적 열세였던 낸드플래시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SK하이닉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20일 SK하이닉스는 미국 인텔의 NSG 사업부문에서 옵테인을 제외한 낸드플래시 사업 전체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90억달러, 우리 돈으로 10조3104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 상반기 SK하이닉스의 매출(15조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이번 M&A에 대해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강화하고 SSD 솔루션 역량을 키워 고부가가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고 있는 낸드 분야에서 기업용 SSD 등 솔루션을 강화해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이번 인수가 고객, 파트너, 구성원,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혜택을 주며 메모리 생태계를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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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CTF 기반 96단 512Gb 4D 낸드플래시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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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딜은 2025년 3월 15일에 종료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2021년말 1차 딜 종료 시점에 8조192억원을 우선 지급하고 잔액 2조2912억원을 2025년 3월에 지급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자금 조달과 관련해선 보유 현금과 차입 등을 이용할 계획이다. 인수 대상에는 인텔이 중국에 운영중인 다롄 낸드플래시 공장과 SSD 사업부문 및 그와 관련된 인력과 지적재산권(IP)이 모두 포함된다.

이번 거래는 SK하이닉스와 인텔 양측이 명분상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인 이석희 사장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인텔에 몸담았던 이력도 이번 M&A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텔의 경우 시스템 반도체에 비해 시장 경쟁력이 높지 않은 메모리 사업부문을 매각해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텔에서 메모리 사업을 전담하는 NSG 사업부문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 44억달러(약 5조원) 수준이다. 인텔의 지난해 연 매출(720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6% 수준이다. 이 중에서 낸드 부문 매출은 28억달러고 영업이익은 6억달러 규모다.

인텔의 밥 스완(Bob Swan) CEO는 "인텔이 쌓아온 낸드 메모리 사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SK하이닉스와의 결합을 통해 메모리 생태계를 성장시켜 고객, 파트너, 구성원 등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메모리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사업 부문에서도 특히 D램에 비해 열세인 낸드플래시 분야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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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찾은 관람객들이 인텔 부스에서 8세대 인텔 코어 i5, i7 노트북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2019.1.1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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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선 매출액 기준 점유율이 삼성전자의 뒤를 이은 2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낸드플래시 분야에선 지난 상반기말 기준 점유율 11.7%로 삼성전자,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등에 이어 4위에 그쳤다. 낸드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격차는 거의 20%p(포인트)에 육박한다.

이는 SK하이닉스의 매출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올 상반기말 기준 SK하이닉스의 매출은 15조8054억원이다. 이 중에서 낸드 매출은 3조7568억원으로 비중은 23.8%에 그쳤다.

올 상반기 매출에서 이미지센서와 파운드리 등 기타 부문 8600억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약 70.8%에 해당되는 11조원 규모가 D램에서 거둬들였을 만큼 매출이 편중돼 있다.

이번 M&A를 통해 SK하이닉스는 D램에 지나치게 집중된 매출 구조를 다양화하는 한편 낸드플래시 기술 강화를 통한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96단 4D 낸드와 128단 4D 낸드를 주축으로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향후 인텔의 솔루션 기술 및 생산 능력을 접목해 기업용 SSD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낸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낸드플래시 기술의 혁신을 이끌어 오던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 낸드 분야에서도 D램 못지 않은 경쟁력을 확보하며 사업구조를 최적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 상장법인 ㈜SK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이번 M&A는 해외법인이라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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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분기 제조사별 낸드플래시 매출 시장 점유율 (자료=트렌드포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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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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