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부인 출신고교' 모른다던 항우연 원장, 3시간만에 "안다"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the300][국감현장]

머니투데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답변하지 않겠다" → "잘 모른다" → "모르진 않는다" → "안다"

20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연구재단 등 정부출연연구기관 국정감사에서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원장의 '배우자의 출신 고교' 관련 답변 변천사다.

임 원장은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의 '부인이 숙명여고 출신이냐'는 오전 질의에 "모른다"며 답변을 거부하다가 오후 이원욱 과방위원장의 질책에 "안다"고 답했다. "잘 모른다"고 답한 지 3시간30분 만이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임 원장의 부인이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고교 동문인 점을 거론한 후 임 원장이 항우연 내부에서 '부인찬스'를 쓴 정황이 있다며 발언 사례를 공개했다.

박 의원은 임 원장이 Δ한 식사자리에서 동석자가 '소문에 원장님 사모님과 영부인이 언니, 동생 사이라고 하던데 위쪽에 계신 분과 연관이 있나'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하고 Δ'내 부인과 영부인이 숙명여고 동기라서 친하다'며 원장 되기 전엔 '원장 선임 문제 없다', 원장이 된 후엔 '연임 문제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임 원장은 "악의적인 소문이 있을 수 있지만 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제가 50년간 항공우주분야에서 성심껏 일해왔는데 퇴임 3개월을 앞두고 이런 질문을 받는 것 자체가 참담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박 의원이 "(발언을 제보한) 분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냐"고 하자 임 원장은 "(항우연 내에서) '뉴스페이스'와 '올드스페이스'에 대한 토론이 있었는데 이와 관련해 보수적인 친구들이 악의적으로 계속 뭔가를 퍼트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오후 추가질의에서 임 원장의 '보수적인 친구들'이란 용어 사용에 대해 "저급한 색깔론"이라며 "보수만 때리면 청와대가 봐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위증죄까지 물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임 원장은 발언을 자처해 "보수적이라고 한 데 대해 정치적 의미는 전혀 없다. 현재 일론 머스크 등 민간업체 주도로 나가는 '뉴스페이스'에 우리가 준비를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새로운 일을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박 의원 질의가 끝난 후 임 원장을 향해 "부인이 어느 고등학교를 나온지 모르느냐. 배우자가 어느 고등학교 나왔는지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임 원장은 "(부인이) 50년 전에 나온 고등학교를 제가 어떻게 아느냐. 50년 전에 나온 학교가 무엇이 중요하냐"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모르세요, 아세요. 아까 모른다고 하는 걸 들었는데, 모르냐"고 추궁했다. 그러자 임 원장은 "모르진 않는다"고 털어놨다.

임 원장은 이 위원장이 "발언 정정 기회를 주겠다. 부인이 어느 고등학교를 나온지 아느냐"고 묻자 그제서야 "안다"고 했다.

과방위 야당 간사 박성중 의원은 이 위원장에게 "사모님의 고등학교가 어디냐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인데 답변도 하지 않는 건 우리를 무시하는 태도다. 강력 경고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임 원장을 향해 "피감기관 증인으로서 위원님들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해달라"고 했고, 임 원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머니투데이

이원욱 과방위원장/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