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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구글 인앱결제 논란, MS 끼워팔기와 판박이... 필수설비 수준 규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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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OTT포럼 '구글 인앱 결제 대응 세미나' 개최

구글이 내년 10월부터 앱마켓에 거래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인앱 결제 시스템을 의무화하기로 해 국내 IT업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사안이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가 PC 운영체제(OS)의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메신저, 미디어플레이어 등의 소프트웨어를 ‘끼워팔기’한 것과 유사한 반독점 사건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앱마켓이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받는 사실상의 독점적인 루트라는 점에서 통신의 필수설비와 같은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종채 법무법인 에스엔 변호사는 20일 한국OTT포럼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의 반독점적 행위에 대한 고찰과 국내 법제도 대응의 실효성 제고 방안 모색’ 세미나에서 “OS 지배력을 다른 시장에 전이해서 미디어 플랫폼 등을 끼워 팔고, 다른 사업자를 진입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구글 인앱 결제 강제는) 마이크로소프트 사건과 똑같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5년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PC 윈도에 미디어 서버 프로그램과 메신저 프로그램을 결합해 판매하는 것이 시장지배력 지위 남용 행위로 보고 프로그램 분리명령과 함께 과징금 330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당시 이같은 끼워팔기가 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여 경쟁을 제한해 소비자 이익을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정 변호사는 당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측의 변호인으로 참여한 바 있다.
아주경제

20일 한국OTT포럼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의 반독점적 행위에 대한 고찰과 국내 법제도 대응의 실효성 제고 방안 모색’ 세미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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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구글과 애플도 안드로이드, iOS 지배력을 앱마켓에 전이, 결제 시스템을 끼워팔기하고 있다”며 “미국 법정도 구글과 애플의 30% 수수료가 반경쟁적이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앱마켓이 스마트폰 내에서 프로그램(앱)을 설치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설비’가 됐기 때문에 그에 해당하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소영 국회 입법조사관은 “통상적인 스마트폰 사용자를 고려하면 앱을 다운로드 받을 때 반드시 앱마켓을 거치게 된다”며 “모바일 시장에서 앱마켓은 소프트웨어의 게이트 키퍼이므로, 통신시장의 필수설비와 같은 방식의 규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사업자 중 앱마켓을 별도로 뽑아서 필수설비 보유자로서의 의무조항을 넣으면 통상문제, 헌법적 문제 논란을 빗겨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글은 내년 10월부터 구글플레이에 수수료가 30%인 인앱 결제 시스템을 강제할 예정이다. 신용카드, 체크카드, 휴대폰 결제 등 외부 결제 수단의 경우 결제 수수료가 1~3%인 것과 비교하면 수수료율이 매우 높다. 이는 소비자가격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양정숙 의원(무소속), 조승래,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등이 앱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거나 경쟁사에 등록을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막는 법안을 발의했다.

정명섭 기자 jms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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