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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뮤지컬 '캣츠' 배우 3인 "코로나에도 한국무대 설 수 있어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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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나 암필·댄 파트리지·브래드 리틀 인터뷰

연합뉴스

뮤지컬 '캣츠' 배우 3인
(서울=연합뉴스) 뮤지컬 '캣츠' 주연 배우 (왼쪽부터) 브래드 리틀과 조아나 암필, 댄 파트리지. 2020.10.20 [클립서비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속 명작의 가치를 이어가고 있는 뮤지컬 '캣츠'의 주역들이 한국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행운'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캣츠'의 오리지널 공연을 국내서 올리고 있는 배우 조아나 암필(Joanna Ampil)과 브래드 리틀(Brad Little), 댄 파트리지(Dan Partridge)는 20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심정을 밝혔다.

'캣츠'는 영국 시인 T. S. 엘리엇이 아이들을 위해 쓴 시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고양이들의 이야기다. 조아나는 한때는 아름다웠지만, 이제는 누추한 모습을 한 고양이 그리자벨라를 연기한다. 브래드는 지혜롭고 현명한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러노미, 댄은 바람둥이 고양이 럼 텀 터커 역을 맡았다.

이들은 전 세계에서 40년간 사랑받아온 '캣츠'라는 작품에 함께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례없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K-방역' 덕분에 공연을 올릴 수 있게 된 점에 감사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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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 배우 조아나 암필
[클립서비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해외입국 2주간 격리…"공연 할 수 있는 한국에 감사"

물론 막을 올리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조아나와 댄을 비롯해 공연을 위해 해외에서 입국한 배우들은 입국 절차에 따라 전원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

댄은 "2주 격리가 끝난 날을 잊지 못한다. 해가 쨍쨍 비추던 날이었다"며 "방에서 나와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이전에 인사 한번 제대로 한 적 없던 동료와 마주치자마자 부둥켜안고 포옹했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코로나19 여파는 2주간의 격리 생활에만 그치지 않았다. 연습 준비를 시작한 7월에는 국내 상황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수준으로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이후 확진자가 늘면서 2단계, 2.5단계로 상황이 악화했다.

브래드는 "리허설을 할 때 상황이 점차 나빠져 솔직히 긴장됐다"며 "그때마다 한국 국민들이 똘똘 뭉쳐서 상황을 풀어나갔다. 조국인 미국이었으면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감탄했다. 영국에서 입국한 댄 역시 "한국 국민이 이 시국에 가진 철칙이 얼마나 다른지 느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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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 배우 브래드 리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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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출 변화…"마스크 쓴 관객과도 소통"

개막 이후 객석 띄어 앉기가 시행되는 등 생활방역 지침이 자리를 잡으며 무대 연출도 조금씩 바뀌었다.

극이 시작할 때 객석 사이에서 등장하는 브래드는 '메이크업 마스크'를 착용했다. 메이크업 마스크는 실제 배우들의 고양이 분장과 똑같이 제작된 마스크다.

브래드는 "마스크 밑으로 표정을 관객들에게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이 안타깝지만, 보이든 안 보이든 올드 듀터러노미의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창조적 예술을 전달하겠다는 마음가짐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댄은 "개인적으로 브래드가 무대로 들어오는 장면을 좋아하는 데 마스크를 쓰고서도 관객과 교류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배우가 느끼는 전율이 관객에게 놓치지 않고 전달되는 것은 참 대단한 일이다. 긴장한 얼굴로 객석에 들어온 관객들이 점점 무대를 즐기다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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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 배우 댄 파트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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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곡 '메모리'…브래드 "어머니 돌아가시고 펑펑 울어"

무엇보다 '캣츠' 하면 떠오르는 명장면은 조아나가 부르는 곡 '메모리'다.

조아나는 "사실 부담이 큰 곡"이라며 "훌륭한 아티스트들이 많이 부른 노래고, 관객들이 잘 아는 노래다 보니 무대에 오를 때마다 두려움이 생긴다"는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런 조아나의 수줍은 고백과 달리 동료들은 그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극찬했다. 실제 조아나가 연습 중 처음 메모리를 불렀을 때 이를 들은 모두가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브래드는 "공연을 하는 동안 어머니와 사별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던 날 조아나가 부른 메모리를 듣는데 정말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펑펑 울었다"며 "노래 자체를 잘 부르는 배우는 많지만, 조아나는 노래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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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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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캣츠'는 다양한 고양이들의 이야기다. 모든 배우에게는 초연 때부터 각자가 맡은 고양이를 표현하는 형용사 3개가 주어진다. 이를 유추해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배우마다 고양이 연기를 준비한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브래드는 어릴 적 키웠던 고양이에서, 댄은 최근 형제가 키우고 있는 고양이의 영상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조아나 역시 유튜브 등 영상을 참고했는데,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다고 한다.

이들은 '캣츠'가 40년간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아온 이유로 아름다운 음악, 남녀노소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의상·무대 등 화려한 볼거리를 꼽았다. 댄은 "공연을 본 모두가 가져갈 것이 있는 공연"이라고 강조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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