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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트럼프 재선 바라는 각국 포퓰리스트 지도자들…“내 안에 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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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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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그래픽. 파리를 배경으로 재벌 2세와 평범한 여성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이 작품은 ‘이 안에 너 있다’ 등 명대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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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후 ‘우선주의’ 유행
‘포퓰리스트’ 공통점 동일시
트럼프 패배는 ‘나의 몰락’
보우소나루, 캠프 모자 쓰고
헝가리 총리는 에세이 응원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 전 세계 우파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이 다음달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4년 더”를 공개적으로 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낙선은 곧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 우파 포퓰리스트 지도자의 중대한 실패”라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이 트럼프의 재선을 바라는 것은 정책적으로 이익이 될 수도 있겠지만 가장 큰 동기는 심리적 이득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19년 집권 후 기회가 될 때마다 ‘2020 트럼프 캠페인’ 모자를 쓰고 공식 행사에 나오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별것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두 사람은 코로나19에 감염된 경험도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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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오르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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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오르반 총리는 지난달 21일 발표한 에세이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응원한다. 도덕적 제국주의에 입각한 미국 민주당 정권의 외교정책을 경험했고, 두 번은 원하지 않는다”고 썼다. 우파 성향으로 지난 7월 재선에 성공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도 지난 8월24일 트위터에 “폴란드 국민이 11월3일 당신(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고 썼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은 공개적으로 “트럼프 지지”를 표현하지 않았지만 내심 ‘트럼프 승리’를 바라는 지도자들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탈리아의 극우 정치인 마테오 살비니,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 지도부 등도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희망을 건다.

미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규범을 무시하고, 반대파를 탄압하고 지배 권한을 늘리려 한 민족주의·포퓰리스트 지도자들과 우정을 나눔으로써 그들에게 공동의 명분을 제공했다”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빗대 ‘헝가리 우선주의’ ‘브라질 우선주의’ 등의 구호가 먹혀들었다. 유럽연합(EU)에서 권위주의 정부로 비판받는 헝가리·폴란드는 ‘백악관 지지’에 힘입어 국내에서 권위를 세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수천명이 숨진 ‘마약과의 전쟁’으로 국제사회 비난을 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일을 해냈다”고 칭찬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는 전 세계 다른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에게도 몰락 전조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미 CNBC는 지난 12일 “정치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선거에서 지면 다른 포퓰리스트 지도자들도 정치적 운명의 변화와 마주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고 했다. 중앙유럽대학(CEU)의 에린 크리스틴 젠 국제관계학 교수는 가디언에 “특히 각국이 코로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유능한 지도자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재선 실패는) 포퓰리즘·민족주의의 큰 실패로 비칠 것”이라고 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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