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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젠 총선도 불안…미 공화당 ‘트럼프 손절’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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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과 함께 치르는 상·하원 선거 모두 민주당 과반 예측 우세

일부 경합주 의원들, 인기 떨어진 트럼프와 거리 두기 움직임

선거 눈앞에 두고 공화당 지지자들 소외시킬 수도 없어 난감

[경향신문]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 등 경합주를 돌며 3일간 대선 유세를 벌인 뒤 워싱턴으로 돌아왔다. 앤드루스 공군기지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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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3일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파란 물결’을 예측하는 선거전문기관들이 늘고 있다. 현재 미 의회에서 하원은 민주당,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인데,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일부 경합주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총선이 “공화당 피바다가 될 수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공화당은 중도층에서 인기가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지할 수도, 그렇다고 비판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

선거예측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는 19일(현지시간) 민주당이 다음달 3일 치러질 선거에서 상원과 하원 과반을 차지할 확률을 각각 74%, 95%로 예측했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할 확률은 각각 26%, 5%에 그쳤다. 현재 전체 435석인 하원 과반을 장악한 민주당이 기세를 몰아 상원도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현재 상원 구도는 공화당 53석 대 민주당 47석이다. 임기 6년인 상원의원은 2년마다 전체 100석 중 3분의 1씩을 새로 선출하는데, 올해 선거에는 35석이 걸려 있다. 상원에는 당장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인준부터 코로나19 경기부양책, 건강보험, 이민, 기후 위기와 같은 이슈가 산적했다.

정치분석 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현재 전체 상원 의석이 있는 100곳 중 민주당 우세, 공화당 우세, 접전지를 각각 47곳, 46곳, 7곳으로 분석한다. 경합지 7곳 중 미시간을 빼고는 몬태나·아이오와·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조지아·메인주 등 모두가 공화당 의원이 현역인 지역이다. CNN도 지난 17일 다음달 상원 선거가 치러지는 35개 주 가운데 애리조나·캔자스 등 공화당 현역 의원이 있는 8곳을 경합주로 꼽았다. 공화당이 이들 지역에서 4석을 잃으면 과반 지위를 빼앗긴다.

일례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상원 법사위원장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의원이 18년째 지켜온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11~16일 여론조사기관 브릴리언트코너스 조사에서 그는 민주당의 교사 출신 신인인 제이미 해리슨에게 2%포인트 뒤처졌다.

선거자금 모금 상황도 공화당이 불리하다. 상원 선거가 벌어지는 14개 주에서 민주당 후보가 지난 3분기 동안 공화당 후보보다 두 배 이상 선거자금을 더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CNN은 18일 “트럼프 대통령의 높은 비호감도가 총선을 앞둔 공화당 의원들에게도 나쁜 소식이 되고 있다”고 했다.

네브래스카주의 밴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14일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 피바다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텍사스주의 존 코닌 상원의원은 18일자 지역신문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의 관계를 “많은 기혼여성들이 배우자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잘 안 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유했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선거를 2주 앞두고 운명공동체로 묶인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할 수 없는 처지다. 워싱턴포스트는 19일 “공화당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면 지지자들을 소외시킬 위험이 있고, 그렇다고 대통령과 함께한다면 트럼프를 혐오하는 일부 중도 유권자의 표를 잃는 최악의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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