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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600만원 드립니다, 코로나 백신위해 고의 감염되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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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000명 등 전 세계 3만 8500여 명 자원

영국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인체에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휴먼 챌린지’ 방식의 임상시험을 세계 최초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20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조선일보

런던의 한 클리닉에서 선임 임상연구 간호사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 연구진은 20일(현지 시각)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건강한 자원자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는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AP연합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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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에 따르면 이날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은 영국 정부가 336만 파운드(약 49억 5000만원)를 지원하는 휴먼 챌린지 임상시험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임상시험은 내년 초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휴먼 챌린지’는 바이러스를 백신 접종자 인체에 주입해 의도적으로 감염시켜서 약효를 점검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는 최종 단계인 임상 3상에서 백신 시제품 접종자가 자연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되기를 기다리면서 경과를 살핀다.

첫 단계는 체내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최소량을 알아내는 것이다. 코로나에 걸렸던 적이 없고 심장병, 당뇨병, 비만 등 위험 요소를 갖고 있지 않은 18~30세의 지원자가 시험에 참여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들에게 소량의 바이러스부터 시작해, 상부 호흡기(상기도) 전체를 감염시킬 때까지 점차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주입하면서 면역 반응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이 과정은 최다 90명을 대상으로 영국 왕립병원 내 특수 음압격리병동에서 이뤄지며 약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1단계가 완성되면 연구자들은 고의 감염 방식을 통해 체내에서 백신이 어떻게 작용해서 감염 확산을 막는지 살펴보고 면역 반응을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감염병학과 크리스 치우 박사는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지원자의 안전”이라며 “우리 팀은 10년 넘게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를 이용한 휴먼 챌린지 연구를 안전하게 진행해 왔다”고 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감염증으로 위험에 처할 경우를 대비해 치료와 구제 약물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 좋은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사의 렘데시비르를 사용할 계획이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은 이번 시험의 연구 설계가 전문가들로 구성된 윤리위원회의 검토를 거칠 것이며, 참가자를 본격적으로 등록하기 전에 영국 의약품 및 보건의료제품규제청(MHRA)에 백신 후보 물질에 대한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내 2000명을 포함해 전 세계 3만 8500여 명이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 단체 ‘원데이수너’(1Day Sooner·하루라도 빨리)를 통해 이번 시험에 자원하겠다고 서명했다. 이번 연구의 협업 제약사 에이치비보(hVIVO)의 캐치폴 박사는 원데이수너와 협력하는 동시에, 많은 사람이 시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자체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원자들이 이 시험에 참여해 2~3주간 격리된 상태로 보낸다면 약 4000파운드(약 약 590만원)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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